진압군 매복 공격 당하고 경찰서 피습…내전으로 치닫는 미얀마
중부 사가잉 따무 주민들 교전 끝에 군인 3명 사살
소수민족 무장단체들, 군부 휴전 선언에도 경찰서 습격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시민들이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압하러온 군인들에게 매복 공격을 감행했다.
또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군부의 휴전 선언에도 경찰서를 습격하는 등 미얀마 사태가 점차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1일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중부 사가잉 지역의 따무 주민들은 전날 시위 진압을 위해 마을로 들어오려는 군인들에게 사제 수렵총을 발사하면서 교전을 벌여 적어도 군인 3명과 주민 1명이 숨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주민들은 인근 깔라이에 주둔한 군인들이 진입한다는 소식을 듣자 고속도로 부근에서 매복하고 있다가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4일에는 이곳에서 시위대가 군용 트럭을 향해 던진 수류탄이 터져 진압군 4명이 폭사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상부의 진압 명령에 불복해 근무지에서 이탈한 경찰관이 이끄는 공격으로 6명의 군인이 숨지기도 했다.
한 주민은 "군부에 맞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게릴라전을 벌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지난 10일 아침 샨주(州) 라시오 부근의 나웅 몬 경찰서를 습격했다.
공격에는 아라칸군(A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등 3개 무장단체들이 합세했다.
군부는 지난달 31일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을 상대로 일방적인 휴전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무장단체는 군부가 쿠데타를 규탄하는 많은 시민들을 학살했다고 비난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얀마 나우는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무장단체들의 공격으로 경찰 8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한 지역 매체에 따르면 총 14명의 경찰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단체들은 정부군 헬리콥터가 날라오자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들 3개 단체는 와주 연합군(UWSA)이 이끄는 '연방 정치협상 자문위원회'(FPNCC) 에 참가하고 있다.
FPNCC에 참가하고 있는 카친독립군도 경찰서와 군 기지에 대한 공격을 수차례 감행했다.
한편 미얀마 군경이 지난 8일(현지시간) 밤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최소 8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군경의 총격 등으로 인해 시민 70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