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교역 '코로나 봉쇄' 풀리나…부분 재개 임박설 무성
소식통 "북중 봉쇄 완화 정황 포착…이달중 재개 가능성"
단둥 철로 우선 개통 염두…"원조·생필품 화물 운송 검토"
(베이징·선양=연합뉴스) 심재훈 차병섭 특파원 = 오는 15일 북한 최대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 간 부분 교역 재개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국경 봉쇄 완화설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11일 대북 소식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혔던 북중 국경이 이달 중으로 열리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우선 철로가 열리며 기존의 단둥 노선이 아닌 구 노선을 통해 양국간 기차가 이동해 긴급 화물을 먼저 일부 운송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서 북중 간 교역 부분 재개를 위한 협의가 지속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중 간에 단둥(丹東) 중조(中朝)우의교 등을 통해 화물 열차가 다니기로 합의된 것으로 안다"면서 "여객 열차가 아닌 화물 열차로 이미 신의주에 수입 화물 소독 및 보관 시설도 완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은 통관 절차만 처리해주면 되기 때문에 북한이 받아들이기로 마음만 먹으면 북중 국경이 다시 열리게 되며 그 시기는 멀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관광 등 인적 교류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도 최근 북중 육로 운송 재개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북한에 보낼 원조 물자를 중심으로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열차 왕래가 시작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1월 하순 국경 봉쇄에 들어갔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방역 활동을 엄격하게 하겠다고 밝힌 뒤 양국 간 거의 모든 왕래가 중단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됐고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해짐에 따라 원조 및 생필품에 한해 이달 중에 단둥-신의주-평양으로 이어지는 철로를 통해 북중 교역이 재개되는 방향이 유력해 보인다.
현재로선 북중 접경인 랴오닝(遼寧)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나 외곽의 콴뎬(寬甸) 철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월 '대외경제통'으로 꼽히는 리룡남 전 무역상(장관)을 중국 주재 북한 대사로 임명했고, 최근에는 수입물자 소독법을 만들고 신의주 등에 소독창고를 건설하면서 교역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북중간 봉쇄 완화 조짐은 철로뿐만이 아니다.
완공 후 몇 년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는 단둥과 북한 신의주 간 신압록강대교는 지난해 북한 측 연결도로 포장이 이뤄졌다.
랴오닝성 정부는 최근 다리 안전진단 검사 입찰공고를 내면서 "머지않아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공개한 '14차 5개년계획(2021~2025년) 초안'에서 단둥에 속한 콴뎬 등 북중 접경 지역에 대한 지원을 명시하며 북중 접경 지역 개발과 교통망 건설에 속도를 낼 것임을 공개하기도 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중 국경 봉쇄가 완화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향이 지속해서 관찰되고 있다"면서 "완전한 봉쇄 해제 분위기는 아니지만 화물을 중심으로 부분적 교류 재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북중 간 항공 또한 조심스럽게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고려항공은 지난 1일과 2일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는 항공편 운항을 갑자기 공지했다가 실제로 운항은 하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노선을 중단한 후 영업을 재개하려면 예약 시스템 등을 점검하게 되는데 고려항공 또한 북중 노선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 차원에서 해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로 북중 국경 봉쇄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북중 공식 교역액은 전년 대비 80.67%나 감소한 5억3천905만 달러(한화 5천939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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