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만원짜리 선글라스를 18만원에"…재고 면세품 쇼핑 인기
매달 판매 물량은 제한적…"구매력 갖춘 40대 소비자 늘어"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직장인 류모(58) 씨는 최근 한 온라인 몰에서 고가 브랜드의 재고 면세품 선글라스를 구매했다.
류씨는 "정가로는 43만7천원인 제품을 17만5천원에 샀다"면서 "처음에는 재고 면세품이라는 게 생소했지만, 지금은 살 물건이 생기면 먼저 재고 면세품 위주로 알아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얻었던 재고 면세품이 이제는 일상적인 쇼핑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재고 면세품 품절률은 평균 51%였다.
브랜드별로는 발리가 88%로 가장 높았고, 이어 로에베(72%), 몽블랑(67%)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6월 재고면세품 첫 판매 당시 품절률은 93%였던 데 비하면 낮은 수치이지만, 그간 재고 면세품의 유통 채널이 다양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에스아이빌리지에서만 재고 면세품을 판매했지만, 지금은 각 면세점 온라인몰과 오픈마켓 등으로 판매 창구가 확대돼 품절률이 낮아진 것"이라며 "지금은 구매력을 갖춘 40대 이상 소비자들이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약 한 달간 연령별 재고면세품 매출 비중을 보면 20~30대가 60%, 40대가 35%를 차지했다. 20~30대가 70% 이상, 40대가 18% 수준이었던 초창기와 비교하면 40대 비중이 많이 커졌다.
SSG닷컴에서는 지난 6일 기준 고가 브랜드인 생로랑, 로에베, 셀린느 등의 재고 면세품 품절률이 95%를 넘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소량의 재고를 확보해 즉시 판매하면서 인기 상품이 계속해서 조기 완판되는 상황"이라며 "이달 중 인기 브랜드 선글라스와 오프화이트, 발렌시아가 등의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면세점들이 재고 면세품 판매를 통해 올릴 수 있는 매출은 제한적이다.
롯데면세점은 재고 면세품 첫 판매를 시작한 지난 6월 이후 매출 증가율이 3% 내외에 머물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에 입고된 지 6개월 이상인 장기 재고품만 판매할 수 있고, 시중에 물량을 풀 때마다 각 브랜드와 개별 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제약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오히려 초창기에는 핸드백 등 단가 자체가 높은 상품들이 대거 풀렸지만, 최근에는 선글라스 등 잡화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며 "재고 면세품 물량이 비슷해도 매출은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yd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