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뿔났다…금호타이어도 노조 설립 신고서 제출
지난달 LG전자 사무직 노조 결성…현대차는 임시집행부 구성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최근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생산직 중심의 임단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현대차뿐 아니라 금호타이어에서도 사무직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073240] 사무직 노동조합은 지난 2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그간 임단협 과정에서 불합리한 임금 체계와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사무직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사무직 노조 별도 결성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노사는 임금 동결과 생산·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격려금 100만원 지급, 통상임금 소송 해결 등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격려금 100만원이 생산직에게만 지급되면서 사무직 노조 설립의 기폭제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총 임직원은 약 5천명으로, 이중 생산직이 3천500여명, 사무직이 1천500여명이다.
고용노동부는 법적 하자가 없을 경우 신고서 제출 시점부터 3일 이내에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하기 때문에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이번주 중 설립신고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현대차 사무직과 연구직 직원들 역시 성과급과 관련한 불만이 확산하면서 생산직과 분리된 그룹 차원의 별도 노조를 설립하기 위해 임시집행부를 구성한 상태다.
노조 결성을 위해 개설한 네이버 밴드에는 현대모비스[012330], 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오트론, 현대로템[064350], 현대위아[011210], 현대트랜시스 등 계열사 직원까지 총 3천6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집행부는 최근 실제로 노조 가입 의사가 있는 직원들로부터 의향서를 제출받았으며, 노조 설립 형태와 조합원 가입 범위, 그룹사 포함 범위 등 구체적인 설립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전년도의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급 150%+300만원에 못 미치는 수준인 탓에 그간 사무·연구직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생산직 직원들이 임단협이 길어지면 성과급을 받지 못하고 퇴직하게 될 것을 우려해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으며 성과급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정년퇴직자를 1년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해 사실상 정년 연장을 해주는 '시니어 촉탁직' 관련 협의에 치중하면서 젊은 사무직과 연구직 직원들의 요구에는 귀기울이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LG전자[066570]가 사무직 노조 설립에 성공한 뒤 생산직과 분리된 별도 노조를 설립하려는 사무직의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올해 사업부별 성과급이 최대 30배까지 차이 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사무직 노조를 새롭게 구성해 별도의 임단협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3천여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것으로 추산되며 업계에서는 앞으로 조합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기업에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줄 아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4차산업혁명과 플랫폼의 다양화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새로운 양상의 노동운동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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