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투병 日수영스타 이케에, 도쿄올림픽 나간다
약 10개월 입원 치료 후 기적적인 '제2의 수영 인생'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백혈병을 극복한 일본의 여자 수영 스타 이케에 리카코(池江璃花子·20)가 올 7월 개막하는 2020도쿄올림픽에서 물살을 가르게 됐다.
이케에 선수는 4일 도쿄올림픽 수영 경기장인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일본수영선수권 여자 100m 접영 결승에서 57초77로 우승했다.
그는 결승전에서 준결승전 기록을 0초71 앞당겼다.
이 기록은 일본수영연맹이 정하는 이 종목의 올림픽 출전 표준 기록(57초10)에 미치지 못했지만 400m 혼계영 선발 기준(57초92)을 넘어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가장 빛낼 여자 수영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이케에는 2019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 약 10개월간의 입원을 거쳐 그해 12월 퇴원했다.
이어 작년 8월부터 레이스에 복귀해 이번 일본 선수권 대회가 6경기째 출전이었다.
퇴원 후에도 매일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6주에 한 번씩 통원 치료를 받아 한때 체중이 최대 15㎏이 빠지기도 했다.
줄어든 체중을 회복하기 위해 식이 요법과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작년 5월 본격적인 연습을 재개하며 '제2의 수영 인생'을 시작해 작년 8월 첫 복귀전을 치른 뒤 기록을 줄여왔다.
주위에서는 예상치 못한 빠른 회복세에 기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그는 애초 도쿄올림픽을 건너뛰고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았지만 조기 재활에 성공해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이다.
우승을 먼 미래의 일로 생각했었다는 그는 "매우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노력하면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것을 느꼈다"며 "지금 매우 행복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불과 2년 전에는 항암제로 머리칼이 빠지는 것을 겪은 이케에는 도쿄올림픽에 나가게 된 소감으로 "빠르게 (다시) 수영할 수 있게 되고 싶었고, 강해지고도 싶다는 생각에 점점 면역력이 올라 여기까지 일찍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여자 100m 접영 등의 일본 기록을 보유한 이케에는 16세 때 처음 나간 올림픽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100m 여자 접영 5위에 올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이케에는 오는 1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일본 수영선수권에서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린 100m 자유형과 50m 자유형, 올림픽 종목이 아닌 50m 접영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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