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 총책임자 안 둔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이 연출 총책임자가 없는 상태로 열리게 됐다.
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대회 조직위원회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18일 개폐회식의 기획·연출 총괄역에서 사임한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 기획·연출을 총괄 지휘하던 사사키 씨는 여성탤런트인 와타나베 나오미(33)를 돼지로 분장시키는 내용의 개회식 연출안을 지난해 3월 내놓은 사실이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 보도로 알려진 뒤 사임했다.
여성 외모를 모욕했다는 비판을 받은 사사키 씨의 사임 사태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대회 조직위 회장이 여성 멸시 발언을 했다는 논란으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에 발생해 개폐회식 준비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는 개폐회식 내용의 대부분이 이미 확정된 데다가 지금까지 기획·연출에 관여했던 팀 체제로 꾸려나갈 수 있다고 판단해 총괄역을 임명하지 않고 연출, 안무, 음악 등 각 분야 책임자가 이끄는 방식으로 운영키로 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대회 조직위가 올림픽 개막까지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인사를 새로운 총괄역으로 영입하는 것에 대해 현실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슈칸분슌이 지난달 31일 온라인판과 이튿날 발매된 최신호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시됐던 대회 조직위의 개회식 연출안을 사전 보도해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직위 측은 비밀 정보를 공개해 업무를 방해하고 무단 게재로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슈칸분슌 측에 관련 내용이 게재된 잡지의 판매 중지와 인터넷 기사 삭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슈칸분슌 측은 도쿄올림픽은 일본 국민의 많은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성·공익성이 높은 이벤트여서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검증하고 보도하는 것은 언론사의 책무라며 조직위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슈칸분슌의 관련 기사 때문에 개회식 연출 내용에 변경이 생길 경우 추가 경비 발생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대회 조직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일부 전문가들은 조직위의 이런 대응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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