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백신 접종에 어깃장…"할지 말지 내가 결정"
접종 거부 가능성 시사…"백신 접종 국민이 우선…지도자는 맨 나중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또다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접종 거부 가능성도 시사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백신을 접종할 것인지에 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최종적인 결정은 자신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국민이 접종하고 나서도 백신이 남아 있으면 접종할 것인지 아닌지 결정할 것"이라면서 "백신 접종은 국민이 우선이며 지도자는 맨 나중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과학적 근거 없이 백신의 예방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접종에 반대해온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침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3일부터 66세 이상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며, 올해 66세인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접종 대상이다. 그의 이런 행태는 보건 당국의 백신 캠페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고 백신 접종에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에는 "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바보·멍청이들"이라면서 "백신을 맞은 사람이 악어로 변해도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사망자가 급증세를 계속하면서 위기가 커지자 말을 바꿨다. 지난달 23일 TV·라디오 연설에서는 올해 안에 모든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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