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은 의료기기, 국내허가 3년새 70개…"의사 대체 아닌 보조"
"타과 질환 확인 때 유용…환자 신뢰 높여"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국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의료기기 시장이 확대하고 있다. 초반에는 일자리를 뺏길까 우려하던 의사들도 AI를 진료 현장의 든든한 우군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개발 AI 기반 의료기기는 2018년 5월 첫 허가 이후 70개 품목이 정식 허가받았다. 종류는 폐 결절 CT(컴퓨터단층촬영) 및 흉부 엑스레이 영상 분석 솔루션부터 초음파 방광 용적 측정 기기까지 다양하다.
업체별로 보면 딥노이드가 가장 많은 15개 품목을 허가받았다. 허리뼈, 뇌, 유방, 폐 촬영 영상 분석 기기와 위 및 대장 내시경의 융기(높게 일어나 들뜬 부분) 영역을 표시하는 제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2월 코스닥에 상장한 뷰노는 국내 1호 허가 AI 의료기기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개발했다. 환자의 좌측 손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의료인이 환자의 골연령을 판단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다.
뷰노는 기존 6개 제품 이외에도 암 진단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를 정량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미 필립스코리아의 병리 스캐너에 이 기술을 적용하는 계약을 맺었다.
2019년 의료 AI 솔루션 기술력으로 기술 특례 상장한 제이엘케이[322510]는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회사는 매장 재고 관리, 자율주행차 개발, 이커머스 등에도 적용 가능한 종합 AI 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AI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회사(가칭 제이엘케이 바이오)를 설립할 예정이다.
현장 의사들은 AI가 진단 보조를 통해 의사의 능력을 확장해주기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환자들의 관심과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안저 영상 이상소견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AI를 도입한 이치훈 세실내과의원 원장은 "안저사진에서 병변을 표시해주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환자들이 많다"며 "판독 과정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을 하니 의사의 말로만 진단하는 것보다 더 신뢰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러 진료과 간 협진이 필요한 경우 AI 의료기기가 유용하게 쓰인다. 예컨대 내분비내과 의사가 당뇨병의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을 확인할 때 AI의 도움을 받는 식이다.
이 원장은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은 의사의 몫이기에 AI 의료기기는 판독 보조 툴이지 의사를 전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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