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난 병상…병원 비상계단서 치료받는 이탈리아 코로나 환자들(종합)
간호사노조, 포화상태 병원 사진 공개…"바이러스 사태 1년째, 바뀐 게 없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된 이탈리아에서 확진자가 하루 2만 명씩 쏟아져나오면서 의료시스템에 다시 과부하 경고등이 점등했다.
1일(현지시간) 일간 라 스탐파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간호사노동조합(Nursind)은 북서부 토리노시에 있는 마리아 비토리아 병원 내부 상황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병상이 동나 병실 복도와 비상구 계단 한켠에 간이침대를 놓고 코로나19 환자를 눕힌 모습이 담겼다.
복도에 놓인 산소통의 힘을 빌어 호흡하는 환자 모습은 이탈리아가 겪는 비극을 상징한다.
간호사노조는 마리아 비토리아뿐만 아니라 다른 시내 일부 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바이러스 사태가 발발한 이래 지난 1년 간 바뀐 게 없다"고 보건당국의 무능함을 질타했다.
토리노가 속한 피에몬테주(州) 보건당국은 의료시스템에 가해지는 압박을 경감하고자 병상 상황에 여유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일부 환자를 이송하는 한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시내 공원에 임시 병동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작년 상반기의 1차 유행 때와 비교하면 아직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빚어진 일시적인 현상일뿐 전체적으로 의료시스템 붕괴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주 보건당국 관계자는 "(마리아 비토리아 병원에서 찍힌) 사진이 현재의 지역 의료 상황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라며 "해당 사진은 병원 상황이 최악일 때 촬영된 것이며 환자 적체 문제는 그로부터 1시간 이내에 해소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영국발 변이 유행과 맞물려 바이러스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도 크다.
지난 주 코로나19 감염자의 중환자실 병상 점유율은 전국 평균 41%까지 치솟았다. 주간 수치로 3주 연속 상승세다. 정부가 위험 수위로 보는 30% 마지노선은 이미 수주 전에 무너졌다.
코로나19 환자의 일반 병상 점유율도 경고선인 40%를 뛰어넘어 44%에 도달한 상황이다.
1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만3천649명, 사망자 수는 501명이다. 누적으로는 360만7천83명, 10만9천847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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