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한국 정부, 집행력으로 자국 휴대폰 매출 도와"

입력 2021-04-01 17:06
USTR "한국 정부, 집행력으로 자국 휴대폰 매출 도와"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의 규제 당국이 미국의 경쟁 기업을 희생시키면서 자국 기업의 매출 증대를 위해 집행력을 사용한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주장했다.

USTR의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는 국가별 무역장벽을 조사해 정리한 보고서로, 미국의 무역 상대국에 대한 시각과 향후 충돌을 빚을 쟁점을 보여준다. 특히 올해 보고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처음 나온 것이다.

올해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내용은 13쪽 분량으로, 작년 보고서보다 1쪽 늘었다.

특히 USTR는 시장경쟁 관행 부문에서 자국 기업들의 불만이라는 인용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휴대전화 시장 경쟁 문제를 이처럼 직접 언급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한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들의 매출 증대를 도왔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 휴대전화 시장은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높아 애플 아이폰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 등으로 바뀐 기업 기밀 정보 열람 규정 등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개정 절차의 집행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USTR는 구글 등의 인앱 결제 의무화 이후 한국 국회에서 앱마켓 사업자의 결제 방식 강제화를 금지하는 취지의 법안이 논의된 데 대해서도 결제 서비스가 통합되지 않은 앱 마켓의 유지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닭고기와 쇠고기 무역과 관련된 위생검역 부문의 불만 사항도 늘어났다.

USTR는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산 쇠고기에서 락토파민 잔류 물질이 확인된 뒤 미국의 관련 육류 시설을 수출 허용 대상에서 제외했다면서 미국은 지난해 한국의 잔류 허용치 기준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이 설정한 잔류 기준이 국제 기준보다 너무 엄격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락토파민은 동물 사료에 쓰이는 성장촉진제로, 대만에서는 미국산 돼지고기에서 이 물질이 발견돼 한동안 안전 논란이 빚어졌다.

USTR는 미국이 지난해 한국에 수출한 쇠고기는 17억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의 2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중요성도 언급했다.

또 USTR는 2019년과 2020년 니트로푸란계 대사물질 중 하나인 세미카바자이드(SEM)가 미국산 가금류 고기에서 검출되면서 관련 시설의 한국 수출도 어려워진 사실을 공개하면서 "SEM은 니트로푸란을 확인하기에는 부적절한 지표 물질"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니트로푸란은 가축의 세균성 장염 치료제나 성장촉진제로 쓰이는 동물용 항생제이나 신경계와 간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 2003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이와 함께 USTR의 이번 보고서에 추가된 내용으로는 과도한 포장을 규제하기 위한 표시 규정 변경(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기업 부담, 디지털 음성 전송권 범위 등에 대한 명확성 부족(저작권법 개정)도 있다.

다만 다른 내용은 예년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에서 통상 정책을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저공해차 보급목표제에 대해 미국이 그간 우려를 표시했으나, 지난해 3월 국내에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이번 보고서에서는 관련 이슈를 삭제했다"고 말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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