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운명 쥔 HAAH오토, 여전히 묵묵부답…법정관리 가나

입력 2021-04-01 11:04
쌍용차 운명 쥔 HAAH오토, 여전히 묵묵부답…법정관리 가나

쌍용차, 전날 투자의향서 뺀 보정서 제출…법원 "전반적 상황 판단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쌍용차[003620]의 운명을 쥔 유력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이 요구한 시한까지 끝내 투자의향서(LOI)를 보내지 않으면서 쌍용차의 미래가 한층 불투명해졌다.



쌍용차의 단기법정관리(P플랜) 돌입에도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이제 공은 사실상 법원으로 넘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 오전 현재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에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를 보정명령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고,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쌍용차는 늦어도 이날 새벽에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를 받아 내용을 검토한 뒤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HAAH오토모티브는 당초 약속한 시점까지 끝내 투자의향서를 보내오지 않았다.

쌍용차는 앞서 전날 법원에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를 제외한 보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며 쌍용차의 P플랜 돌입도 사실상 안갯속에 빠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여전히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자들은 3천700억원 규모의 공익 채권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며,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담긴 흑자 전환 등 미래 사업 계획의 현실 가능성을 놓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HAAH오토모티브의 전략적 투자자(SI)는 캐나다 1곳이고, 금융 투자자(FI)는 중동 2곳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각에서는 일부 투자자가 손을 뗐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HAAH오토모티브는 아직 쌍용차에 대한 인수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아직 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의가 유효한 것으로 보는 만큼 법원에서도 곧바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작년 12월21일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이 쌍용차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2월28일까지 보류했고, 투자자와의 협의를 고려해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재차 보류한 상태다.

법원 관계자는 "쌍용차가 제출한 보정서 내용을 검토하고 채권단,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전반적인 상황을 판단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HAAH오토모티브가 끝내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쌍용차의 법정관리행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쌍용차와 채권단 모두 이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쌍용차는 202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에 쌍용차는 전날 평택 본사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쌍용차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해 자산의 실질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산과 자본 증대 효과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해당 필지의 장부가액은 4천25억8천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평택 주변 땅값이 많이 올라 자산재평가를 하면 자산이 부채보다 많아질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되면 자본잠식도 벗어날 수 있어 상장폐지 위기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작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111.8%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