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기획부동산과 은행원 연계 결코 있어선 안될 것"(종합)
은행장 간담회…"부동산 투기 막으려면 은행창구 자정 노력도 중요"
"금소법 혼란 유감…'빨리빨리'와 소비자보호 양립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다혜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해서는 건실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창구의 자정 노력도 중요하다"며 "기획 부동산과 은행 직원이 연계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농지 처분의무가 부여되는 투기 관련자 대출은 신속히 회수해주길 바란다"며 "부동산 거래분석원이 설립되면 금융회사가 투기 의심 거래라고 판단되는 토지담보대출을 분석원에 통보할 의무를 지게 된다는 점을 유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의 안착을 위한 은행권 협조도 요청했다.
그는 "금소법 시행일 은행 창구 직원들의 부담과 현장의 혼란·불편이 있었던 점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서 "'빨리빨리'와 '소비자 보호'는 양립하기 어렵고, 당장은 부담이 되겠지만 현장에서 소비자 보호가 잘 이뤄진다면 향후 최고경영자(CEO) 제재 같은 무거운 책임을 사전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은 금융상품 상담 및 대기 시간이 길어진 데 따른 소비자 불편, 원칙은 있으나 명확한 규정이 없을 때 창구 직원들이 느끼는 책임 소재에 대한 부담감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은 위원장에게 전했다.
대출 전후 1개월간 같은 은행에서 펀드 등을 가입할 수 없도록 한 '구속성 판매 행위' 규제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도 대출액의) 1% 내에서는 (가입이) 된다고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맞느냐 안 맞느냐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기로 했다"며 "(설명서 내용을) 읽는 것이 너무 길다는 의견은 우리가 다 읽을 필요 없고 핵심 사항만 읽어주면 된다고 바꿔줘서 (은행들도)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 시간이 많이 차이 나는) 예금과 펀드 가입 창구를 분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제가 강요할 수는 없지만 좋은 아이디어 같다"며 "창구에서 일어나는 일을 계속 알려주면 개선해가면서 (금소법이) 안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또한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의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이날부터 재연장된다며 "창구에서 차주 맞춤형 컨설팅과 함께 지원 여부 결정에 시간이 과도하게 소요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은행장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이어 "국제기준에서도 정성 평가를 반영하는 만큼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신용평가 시에 회복 가능성 등 정성적 항목도 함께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국은 이런 금융사의 자체 판단을 존중하고 비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은행권의 서민금융 재원 출연과 저신용층 대상 대출(햇살론 뱅크) 제도의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은행권의 협조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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