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만의 첫 우주비행 승무원 확정, 채비 본격화

입력 2021-03-31 14:05
민간인만의 첫 우주비행 승무원 확정, 채비 본격화

도킹 장치 대신 돔형 창 크루 드래건 탑승…이르면 9월 중순 발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올해 말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을 타고 처음으로 민간인으로만 구성된 우주비행에 나설 '승무원' 4명이 모두 확정돼 첫 민간 우주여행을 향한 본격적인 채비가 이뤄지게 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루 드래건의 네 좌석을 통째로 매입해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4'라는 이름으로 첫 민간 우주여행을 추진해온 미국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38)은 30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함께 비행할 승무원들과 첫 공개 회동하며 확정되지 않았던 두 명의 승무원을 공개했다.

아이잭먼은 지난달 말 첫 승무원으로 열 살 때 골종양을 이겨낸 뒤 의족을 하고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 병원에서 진료보조원으로 일해온 헤일리 아르세노(29)를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아이잭먼은 이번 우주여행을 추진하면서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 병원에 1억1천300만달러를 기부하는데, 아르세노는 병원을 대표하는 승무원으로 일찌감치 낙점 받았다.

남은 두 좌석에는 애리조나주 지역 전문대학의 과학 강사인 시안 프록터(51)와 록히드 마틴사의 데이터 기술자 크리스 셈브로스키(41)가 앉는다.

과학교육 부문 박사학위를 갖고있는 프록터는 아이잭먼이 창업한 신용카드 결제 업체 '시프트4 페이먼트'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온라인 매장을 열고, 기업가로서의 포부와 우주 비행에 대한 꿈을 비디오에 담아 제출하는 경선 과정을 통해 200여명을 물리치고 고객용으로 할당된 좌석을 확보했다.

조종사 교육을 받은 그는 우주 비행에 대한 열망이 남달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모집에 3차례나 지원했으며, 2009년에는 마지막 관문까지 올라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시절 우주캠프 상담사로 일하기도 한 셈브로스키는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 병원에 기부금을 내고 추첨 기회를 얻어 크루 드래건의 좌석을 얻었다. 원래는 친구가 당첨됐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비행을 포기하고 셈브로스키에게 좌석을 양보해 우주비행의 꿈을 이루게 됐다.

이들이 탑승할 크루 드래건은 이르면 9월 중순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며, 지구 540㎞ 상공의 궤도를 사흘간 비행하게 된다. 이 고도는 허블우주망원경이 배치된 곳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있는 궤도보다 약 120㎞ 높다.



인스퍼레이션4에 이용될 크루 드래건은 앞부분의 도킹 장치가 필요 없어 대신 돔형 창이 설치된다. 이 창을 통해 360도 방향으로 지구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된다.

크루 드래건의 선장을 맡은 아이잭먼과 프록터가 조종 경력이 있지만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으로만 비행팀이 구성돼 우주선 작동법과 응급사태 대비 등의 훈련이 몇개월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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