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코로나 환자 3명중 1명, 감염 후 8개월 지나도 일부 증상"

입력 2021-03-31 10:03
"호주 코로나 환자 3명중 1명, 감염 후 8개월 지나도 일부 증상"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3명당 1명꼴로 감염 후 8개월이 지나도록 피로감과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1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이날 호주 시드니의 세인트 빈센트 병원은 자체 검사소에서 확진된 코로나19 환자 81명 중 32%가 감염된 지 240일이 경과했음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환자들이 겪는 가장 공통적인 증상은 피로감, 호흡곤란,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로 조사됐다.

환자 5명 중 1명은 피로감·호흡곤란·흉부압박 등 '장기 코로나19' 증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세인트 빈센트 병원의 데이비드 달리 박사는 "장기 코로나19는 연령대와 무관하게 발생한다"면서 "노년층이라고 더 위험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달리 박사는 감염 후 넉달째와 여덞달째의 검사 결과를 비교해도 환자들의 증상이 별로 호전되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코로나19는 2~3주면 회복되는 평범한 바이러스가 아니다. 급성 병증뿐 아니라 상당수 환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만성 증상을 1년까지 보일 수 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작년 3월 중순 코로나19에 감염된 데렉 영(55)씨는 6주만에 사라진 고열·땀·오한·근육통과 달리, 엄청난 피로감은 8개월간 지속됐고 지금도 인지장애 현상인 '브레인 포그(Brain Fog)' 상태가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그는 함께 감염된 그의 아내는 "불면증·두통·후각과 미각 상실·모발 손실에다 호흡 곤란으로 세번이나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여성이나 바이러스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장기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병원 치료를 받았다면 그만큼 초기 병증이 심했기에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면서 "여성 환자의 경우 자율 면역과 염증 관련 위험이 증가하는데, 이것이 장기 코로나19 악화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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