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명 사립학교발 '미투' 확산…교내 성폭력 제보 빗발쳐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유명 사립학교에 성폭력 문화가 만연하다는 피해 제보가 늘어나고 전국적으로 사태가 확산하면서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더 타임스, BBC,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교내 성폭력 피해를 제보하는 웹사이트 '에브리원즈 인바이티드'에 게시물이 1만건이 넘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엘리트 사립학교들에서 벌어진 성폭력이나 해당 학교 학생이 관련된 사건 제보가 주를 이루지만 유명 공립학교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강간부터 온라인 성폭력, 동의 없는 사진 공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더듬기까지 다양한 피해 사례가 익명으로 올라온다.
중등학교(세컨더리)나 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글을 올리면서 대체로 학교 이름 정도만 공개한다. 더 어릴 적 피해 사례가 올라오기도 한다.
이 사이트는 역시 사립기숙학교 재학 중 성폭력 피해를 입은 22세 여성 새러 소마가 지난해 개설했다.
그는 사립학교들이 평판을 신경 쓰느라 성폭력을 눈감으면서 '강간 문화'가 형성됐고 피해자들은 입을 열 수 없다고 고발했다.
특히 최근 런던에서 귀가하던 30대 여성 세러 에버러드가 경찰관에 의해 납치,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관심이 폭증했다.
사립학교 학생들은 성폭력에 대응을 촉구하며 교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부 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정위반이라고 시위를 막으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속속 엄정 대응을 약속하고 나섰다.
정부와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찰을 포함해 관련 부처에서 조사에 나서는 한편 피해자 지원 방침을 밝혔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교육부 장관은 전날 밤 트위터에 학생간 성폭력 의혹은 "충격적이고 끔찍하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에서도 독립적인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교내 성폭력 방지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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