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수교 60년…건설기계·화장품이 새 수출동력으로

입력 2021-03-31 06:31
한-호주 수교 60년…건설기계·화장품이 새 수출동력으로

코트라 "인프라·소비재 수요 늘어…우리 기업에 기회 확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우리나라가 호주와 수교한 지 올해로 60년을 맞는 가운데, 주요 수출 품목에 변화가 감지된다.

전통적 효자 상품이던 석유화학, 자동차 등이 약세를 보이는 사이 인프라와 소비재 관련 품목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1일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호주 전체 교역의 4.5%를 차지하며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4위 교역국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양국 간 총 교역액은 248억9천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3%가량 감소했다.

대(對)호주 수출액은 61억8천900만달러로 전년보다 21.6% 줄었으며 수입액은 187억700만달러로 9.2% 감소했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은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에 가장 크게 위축됐는데, 5월 수출액의 경우 무려 60% 가까이 낮았다.

품목별로 보면 경유 등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액이 47.3%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차량 운행이 줄어든데다 유가 하락까지 겹친 탓이다. 석유화학 제품은 작년 수출액이 총 15억2천200만달러로 자동차(17억7천7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자동차 타이어와 자동차 부품도 각각 25.8%, 28.2%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차량 등 관련 판매가 줄어든데다 자동차 업체들이 투자 및 지출을 최대한 자제한 영향이 컸다.

타이어의 경우 올해 들어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부품은 올해 1, 2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전통적인 수출 효자 품목이 고전한 것과 달리 철도·전기·건설 등 인프라 관련 품목의 수출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유입식 변압기(858만달러)는 무려 779.8% 늘었고 철도차량(1억1천127만달러)과 운반하역기계(1천4만달러)도 각각 318.3%, 134.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호주의 인프라 확충 움직임 때문이다.

코트라는 "호주 내 주택 신규 건설과 리모델링 활성화로 관련 자재 및 기계 수요가 발생했다"며 "올해도 호주 정부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선, 변압기의 신규 및 교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산 메이크업 및 기초화장품류는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어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품목이다. 작년 수출액은 3천2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6.2% 증가했다.

라면, 수산가공품(조미김·건어물 등) 등 가공식품 관련 품목도 성장세다. 수출액 기준으로 면류(3천100만달러)는 23.2%, 기타수산가공품(1천788만달러)은 193.6% 각각 늘었다.

코트라는 "에너지 전환, 인프라 확충, 소비재 상품의 다양화 등 코로나19 이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호주 내 신규 수요들로 인해 수출 증가 품목이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품목별로 기술력을 갖춘 중견기업과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간파한 중소기업, 개인 사업체에도 수출 기회가 열리게 된 것"이라며 "호주의 교역 다변화 정책으로 경쟁국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한국과의 교역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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