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맞대결'…현대차 아이오닉 5 vs 기아 EV6 비교해보니

입력 2021-03-30 17:34
'형제간 맞대결'…현대차 아이오닉 5 vs 기아 EV6 비교해보니

실내 공간은 아이오닉·주행거리는 EV6 '우세'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기아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첫 전용 전기차인 EV6를 30일 공개하며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1위인 테슬라의 모델 Y에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차례로 도전장을 내밀며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아이오닉 5와 EV6 간의 '집안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 축간거리는 아이오닉 5 > EV6

아이오닉 5와 EV6 모두 양사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선보인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의 경우 아이오닉 5가 EV6보다 100㎜ 더 길다. 아이오닉 5의 축간거리는 3천㎜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팰리세이드의 축간거리보다 100㎜ 더 길다. EV6의 축간거리는 2천900㎜다.

차체 아래에 고전압 배터리가 낮고 넓게 자리잡으면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거주 공간으로 활용성을 극대화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아이오닉 5는 가운데 콘솔 자리에 위치한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최대 140㎜까지 뒤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중 하나다.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뒤로 밀어 2열 승객이 사용하도록 할 수도 있고, 좁은 주차 공간에서는 반대편 문으로 쉽게 내릴 수도 있다.

반면 EV6는 콘솔의 저장 공간을 오픈형으로 만들어 가방이나 태블릿PC, 커피병을 놓는 등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담당 전무는 "넓고 편평해 인체공학적이면서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며 "'플로팅 콘솔'은 드라이빙 경험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주행거리는 EV6 > 아이오닉 5

아직 공식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현재 양사에서 밝힌 두 차량의 주행 거리는 EV6가 더 길다.

기아는 EV6의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유럽(WLTP) 기준으로 1회 충전시 510㎞ 이상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이면 프랑스 파리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미국이면 로스앤젤레스(LA)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거리다.

다만 아직 국내 환경부의 인증을 받지는 않은 수치다. 기아 측은 국내 연구소 측정 결과 450㎞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 2WD(이륜구동)의 경우 환경부 인증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429㎞다.

아이오닉 5의 4WD(4륜구동)와 스탠다드 트림은 아직 환경부 인증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앞서 아이오닉 5 공개 당시 1회 충전시 최대 주행 가능거리가 롱레인지 후륜 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410∼430km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사 모두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800V 충전 시스템의 초고속 충전 인프라는 물론 일반 400V 충전기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을 통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3.6㎾의 소비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캠핑 등 다양한 외부 환경에서 커피 메이커와 헤어드라이어 등 일반 가전제품과 전자기기 등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초고속 충전시 18분만에 배터리 용량의 80% 충전이 가능하다.

아이오닉 5는 5분만 충전해도 최대 100km 주행이 가능하고 EV6의 경우 4분30초만 충전해도 100㎞ 이상(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 EV6는 고성능 모델도

단일 디자인인 아이오닉 5와 달리 기아는 430㎾급 듀얼모터를 적용한 고성능 버전을 개발, 스포티함을 강조한 디자인의 EV6 고성능 모델도 함께 선보인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EV6 GT 모델은 최고 출력 584마력과 최대토크 740Nm(75.5kgf·m)의 동력 성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5초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기아는 설명했다.



반면 아이오닉 5에 적용된 카메라식 사이드 미러는 EV6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현대차 중 처음으로 아이오닉 5에 적용된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일반 미러를 카메라와 운전석·조수석 문 상단에 놓인 모니터로 대체해 사각지대를 줄인 것으로, 사전에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용 전기차 모델 중에 차종 포지셔닝과 세그먼트에 따라 카메라식 사이드미러가 장착되거나 다양하게 적용될 예정"이라며 "플래그십 SUV는 그 사양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 모두 환경 친화적 소재를 내부 시트 등에 사용했다.



◇ 쌍끌이 흥행 성공할까…반도체 수급 등 변수도

업계에서는 사전계약 첫날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아이오닉 5에 이어 기아 EV6도 흥행몰이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아이오닉 5는 지난달 25일 사전계약 첫날 2만3천760대를 기록하며 국내에서 출시된 완성차 모델의 사전계약 첫날 기록을 새로 쓴 데 이어 유럽에서 진행한 3천대 한정 물량의 사전 계약에서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이오닉 5는 이미 사전 계약만으로 올해 연간 판매 목표(2만6천500대)를 훌쩍 넘은 상태다.

기아가 내세운 EV6의 올해 판매 목표는 국내 1만3천대, 해외 1만7천대 등 총 3만대다. 내년에는 글로벌 연간 판매 10만대가 목표다.

다만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반을 덮친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 등의 변수가 관건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재고 상황을 협력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주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오닉 5는 구동 모터 수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구동 모터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012330] 설비 일부에 문제가 발생해 당초 계획된 물량이 공급되지 않은 탓에 울산1공장의 가동을 다음달 7∼14일 중단하기로 했다. 아이오닉 5의 생산 계획도 당초 1만대에서 2천600대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이오닉 5는 생산라인 투입 인원 수(맨아워·Man Hour)를 놓고 노조와 진통을 겪기도 했다. 기아는 EV6의 온라인 사전 예약을 두고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가 예약일(31일)을 앞두고 막판에 합의에 성공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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