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 베이징올림픽 성공 위해 '백신 접종' 속도전

입력 2021-03-31 07:33
[차이나통통] 베이징올림픽 성공 위해 '백신 접종' 속도전

"60세이상도 맞아야"…코로나백신 접종 가이드라인 첫 발표

베이징올림픽 앞서 집단면역 목표…전용 접종차량까지 투입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60세 이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중국이 조기에 코로나19 집단 면역을 달성하려고 중국인들의 접종을 독려하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 올림픽 경기장을 관중으로 꽉 채워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국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면 대규모 접종에 속도를 내 '코로나1 9 종결국'으로 만드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매일 300만 회분 가까이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이 투여되고 있으며 이미 누적으로 1억 회분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까지 14억 명 전체 인구의 40%인 5억6천만 명을 접종한다는 목표다.

이어 연말까지 3억3천만 명을 추가 접종해 전체 인구의 64%가 백신을 맞도록 할 방침이며 베이징 동계올림픽 직전까지는 인구의 70~80%까지 접종해 사실상 집단 면역을 이룰 계획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속도전에 나선 것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까지 '전염병 청정국가'를 만들어 올림픽에서 중국의 방역 성과를 전 세계에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베이징의 한인 최대 거주지인 왕징(望京) 아파트 단지 곳곳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라는 공지문이 붙어있다. 상하이(上海)를 시작으로 외국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시작됐다.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신청도 받아 일부 기자들이 응하기도 했다. 향후 중국 내 대형 행사 때 백신을 접종한 외신 기자에 취재 편의를 더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종률을 높이려고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왕징의 요식업 종사자인 교민 한 모 씨는 "중국인 직원들은 이미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다 마쳤고 외국인도 곧 맞을 수 있다고 해서 기회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맞으려 한다"면서 "안전 면에서 조금 불안하지만 접종받지 않을 경우 나중에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술 지침을 내놓은 것은 접종 부작용에 대한 불안과 의심을 불식해 접종 속도를 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침은 60세 이상 노인도 접종을 권장했다. 해외에서 일부 고령자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는 것과 관련해 시노팜(중국의약그룹)과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이 개발한 백신은 노인에도 문제가 없다고 중국 정부가 보증한 셈이다.

다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당분간 보류한다며 중국산 백신 접종 대상이 18세 이상임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때는 독감 등 다른 백신과 접종 기간을 2주 이상 두도록 했다.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때문에 임신을 미룰 필요가 없으며 출산한 여성도 코로나19 접종 후 모유 수유를 계속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이 혼용돼서는 안 된다면서 가능한 한 같은 제약사에서 만든 백신을 맞아야 면역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다고 권고했다.

이런 지침으로 중국인들의 신뢰를 확보함과 동시에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용 이동 차량까지 투입하고 나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용 차량은 백신을 보관하는 냉장고부터 백신 접종에 대한 모든 설비가 완비돼있다. 이미 상하이(上海) 등에 투입됐으며 내달에는 베이징, 허베이(河北)성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차량이 투입되면 이들 지역 시민은 집 근처에서 더욱 쉽게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백신 접종과 더불어 코로나19 백신 전자 생산자 확인 플랫폼을 구축해 백신 생산과 운송경로, 목적지를 실시간 확인해 백신의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가짜 코로나19 백신이 유통되다가 걸리는 등 백신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신이 여전한데다 면역 효과 또한 아직 정확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모든 중국인이 자발적으로 접종하기엔 쉽지 않다는 고민이 있다.



베이징 주민인 궈모씨는 "중국 젊은이 중에서는 조금 더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자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면서 "하지만 주변에 접종한 사람들 대부분이 별다른 부작용이 없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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