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4차 유행 양상…'긴급사태 재선포 검토 수준'
전국 47개 광역지역 중 34곳서 감염자 늘어…오사카 급증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제4차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1월 8일 도쿄 등 수도권 4개 광역지역에 발효했던 코로나19 긴급사태를 2개월 반 만인 지난 22일을 기해 마지막으로 해제했지만, 감염 상황은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해야 할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1주일간 일평균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 2일 1천 명 아래로 떨어지는 등 작년 11월 이후 확연했던 제3파(3차 유행)가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수도권 긴급사태가 풀린 지 6일 만인 이달 28일 기준으로 1주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1천713명으로 급증했다.
광역지역 단위로는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70%가 넘는 34곳의 신규 확진자가 직전 주와 비교해 늘어났다.
특히 올 들어 긴급사태가 적용된 대도시 지역뿐만 아니라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에서도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긴급사태 발효 중에 감염 확산이 진정됐던 오사카를 포함하는 간사이(關西) 지역 등의 재확산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28일 현재 자료에 따르면 오사카는 감염 상황과 의료제공 실태를 보여주는 6개 지표 가운데 신규 감염자 수 등 5개 지표가 3단계(감염급증) 이상의 상황으로 평가됐다.
오사카 지역의 코로나19 요양자 수는 긴급사태 선포를 검토해야 하는 4단계(감염폭발)에 해당했다.
이와 관련,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전날(29일) 기자회견에서 "제4파에 들어섰다"며 긴급사태 선포의 전 단계로 도입한 '만연 방지 등 중점 조치' 적용을 중앙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올 2월부터 시행된 이 조치가 발효하면 광역단체장이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등을 명령하고, 위반 업주에는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도쿄 지역도 4개 지표가 감염급증 수준에 해당했다.
지금까지 감염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도호쿠(東北)와 시코쿠(四國) 지방에서도 신규 확진자의 급속한 증가세가 나타나 미야기(宮城), 오키나와(沖繩)현의 신규 감염자는 이미 긴급사태 선포 수준인 4단계에 도달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전국의 현 감염 상황에 대해 정부 분과회가 감염급증 단계에 해당하는 지역을 상대로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던 작년 11월과 거의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전날(29일)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345명으로 집계됐다.
주말을 앞두고 검사 건수가 줄어 신규 감염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는 월요일 기준으로 1천 명을 넘은 것은 7주 만이다.
이로써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47만951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하루 새 29명 증가해 9천107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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