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수십억 임차료 미얀마 사업 논란…'軍에 자금 유입'
미얀마 국방부 땅에 도시개발사업…"임차료 연간 21억원 추정"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무차별 살상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하는 가운데 일본 측 자금이 현지 군부에 유입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등이 경제 원조 중단 등을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미얀마군과 직접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일본 기업이 참가하는 미얀마 도시 개발 사업으로 인해 미얀마군이 이익을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일본 시민단체 등이 일본 정부에 조사를 요구했다고 도쿄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계획 중인 복합도시 개발사업에 일본 기업과 정부 출자 기관이 참가한 것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총사업비 약 377억엔(약 3천888억원)을 투입해 약 1만6천㎡ 규모로 사무실, 상업시설, 호텔을 건축할 예정인데 사업용지의 소유자가 미얀마 국방부이기 때문이다.
일본 건설사 후지타와 일본 정부·기업의 공동 출자로 설립된 해외교통·도시개발사업지원기구(JOIN) 등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JOIN은 약 56억엔을 출자했고, 일본 정부 출자 기관인 국제협력은행(JBIC)은 약 51억엔을 융자했다.
미얀마 현지 비정부기구(NGO)에 따르면 미얀마 기업이 사업 부지를 빌렸고 연간 약 2억엔(약 21억원)이 미얀마 국방부에 임차료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콩 워치' 등 32개 단체는 일본 외무성, JOIN, JBIC 등에 미얀마에 대한 경제 원조를 일시 중단하고 기존 사업에서 미얀마군에 이익이 흘러 들어가는지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새로운 사업을 지원할 때는 인도적 목적 외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기구치 유카(木口由香) 메콩 워치 사무국장은 "(미얀마) 국방부 예산은 소수민족 박해나 무기 조달의 자원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기업은 군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를 그만두고 일본 정부도 감시를 강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기업이 국방부로부터 빌려서 현지 사업회사에 제공하고 있다. JOIN 또는 JBIC는 미얀마 국군과 직접 거래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평화적으로 이뤄지는 시위 활동에 대해 실탄이 사용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28일 미얀마 군부의 무력 대응을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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