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고비 넘긴 후가 더 중요…"5명 중 1명 재발"

입력 2021-03-29 06:00
심근경색, 고비 넘긴 후가 더 중요…"5명 중 1명 재발"

김병극 교수 "LDL 콜레스테롤 위험도 인지하고 낮춰야 재발 방지"

운동·식이 조절과 더불어 약물치료 필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는 언제든 재발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스텐트 시술을 받았더라도 퇴원 후에 제대로 관리해야만 재발을 방지할 수 있어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질환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한다.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풀리는 불안정 협심증과 혈전(피떡)이 혈관을 막아서 심장 근육 일부를 파괴하는 게 심근경색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좁아진 혈관을 확장하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는데, 초기에 시술하면 말 그대로 드라마틱하게 증상이 사라지기에 환자들이 후속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는 재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운동과 식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병극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5명 중 1명은 1년 내 재발하고, 심근경색의 경우 재발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재발하면 예후가 더 안 좋은 편이므로 방지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한해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9년 기준 94만명에 달한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이 처음 발생했을 때의 사망률은 20∼30% 정도지만, 치료 후 재발했을 때는 최대 85%까지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김 교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을 앓았던 환자는 퇴원 후에도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며 "그중에서도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혈중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게 필수"라고 말했다.

혈압이나 혈당과 달리 LDL 콜레스테롤은 환자들이 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경험한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이 높은 초고위험군이기에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며 "그나마 혈압과 혈압 관리에 대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LDL 콜레스테롤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잘 알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으면 낮을수록 더 좋다'(the lower, the better)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심혈관 건강에 중요하다"며 "의사와 상담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70mg/dL 미만으로 낮출 수 있게 약물치료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운동과 식이 조절로 상태가 나아질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약물치료를 꺼리는 분위기는 지양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급성 관상동맥질환이 주로 발생하는 중장년층은 노화로 인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조절이 쉽지 않으므로 약물치료를 배제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상태가 아주 좋아지면 약을 안 먹어도 될 수 있겠다' 혹은 '약이 약을 부르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런 사고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하면서 약물치료 역시 영양제 먹듯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앓은 환자들은 스스로 혈압, 혈당, LDL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정확히 파악해 어떤 게 가장 큰 위험인자인지를 알아야 한다"며 "만성질환 관리하듯 위험요인을 관리한다면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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