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에너지 차관 만들겠다고 한 지 4개월…5월에는 될까

입력 2021-03-27 08:01
산업부 에너지 차관 만들겠다고 한 지 4개월…5월에는 될까

야당 일각선 반대…당정 "탄소중립 속도 내려면 조직개편 서둘러야"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윤보람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4월에는 국회 문턱을 통과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너지 차관 신설을 뼈대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지난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상태로, 상임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상정을 남겨두고 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굳이 차관 자리를 더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난번 소위 때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 모여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행안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완수 의원 측은 "과거 에너지 정책을 한창 추진할 때도 지금과 같은 체제로 잘 운영해왔다"면서 "원전을 아예 포기한 상황에서 차관 자리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은 불필요한 인력 충원이자, 옥상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는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다.

산업부 관계자는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려면 조직 개편이 시급하다"면서 "예상보다 조직 출범이 한 달 이상 늦어져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다음 달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법안 공포 후 1개월 뒤에 시행되기 때문에 산업부 내 에너지 관련 조직 출범은 빨라야 5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미 에너지 차관 신설을 전제로 자체 조직 개편안을 마련한 상태다.

기존의 에너지자원실을 제2차관(에너지차관) 소관으로 이관해 확대 개편하는 게 골자다.

에너지차관 밑에 에너지전환실과 에너지산업실 등 2실을 두고, 그 아래 에너지전환정책관·전력혁신정책관(신설)·재생에너지정책관·자원산업정책관·수소경제정책관(신설)·원전산업정책관을 배치했다. 정책관 밑에는 수소경제기반과, 태양광에너지과 등 총 27개 과를 뒀다. 이러한 2실6관27과 체제를 유지하려면 105명이 증원돼야 할 것으로 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력 보강이 필요할 경우 공무원 채용을 늘리거나 다른 부처에서 희망자를 받는 방안, 민간 특채를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마련한 개편안은 산업부의 '희망 사항'일 뿐이어서 실제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 복수차관제가 시행되면서 제2차관직을 신설했다. 이후 현 정부 들어 제2차관 직제가 사라지고, 통상업무를 전담하는 통상교섭본부(차관급)가 신설됐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산업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법안 발의부터 상임위 소위 통과까지 급물살을 탔다.

그동안 2차관 체제에선 1차관이 산업·무역분야, 2차관은 에너지·통상 분야를 각각 담당했다. 이번에 에너지 차관이 신설되면 산업부는 사실상 3차관 체제의 거대 조직이 된다.

에너지 차관을 누가 맡을지도 관심이다.

산업부 안팎에선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의 내부 승진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행시 37회인 주 실장은 에너지기술팀장, 에너지신산업정책단장을 거쳐 2018년 11월부터 에너지자원 정책을 총괄해와 '에너지 통'으로 꼽힌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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