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난항…전세계 기업 노력해야"

입력 2021-03-26 12:39
SC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난항…전세계 기업 노력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이 '탄소중립(Net Zero)'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지 않아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이런 내용의 '탄소중립보고서-제로노믹스(Zeronomics)'를 26일 공개했다.



SC그룹은 탈탄소 목표 대비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환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자 2020년 9∼10월 전세계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주요 대기업 고위 경영자) 250명과 투자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및 연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탈탄소 목표와 실제 실행 수준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었다.

비즈니스 리더의 55%는 자사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향해 빠르게 전환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으며,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금융 지원(전환 비용 조달)을 꼽았다.

또, 글로벌 기업의 85%는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을 위해 높은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었으며,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이 필요할 것이라는 응답도 59%에 달했다.

파리기후협약 목표 달성을 충실히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7%에 그쳤다. 특히 탄소집약적 산업과 신흥시장 기업들이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에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응답 기업의 71%는 향후 10년간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주요 조치를 2030년 이후로 미루겠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기업의 67%는 탄소중립 전환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금융 지원을 꼽았다. 약 64%는 적정한 비용의 대체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전환이 저해되고 있다고 판단했고, 60%는 투자자들의 지원 부족을 장애 요인으로 여겼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눈앞의 생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탓에 글로벌 기업의 52%는 중단기적인 수익 극대화를 위해 탄소중립 전환을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탄소중립 전환 속도를 높일 방안(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81%가 '표준화된 탄소중립 평가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탄소중립과 관련한 서로 다른 정의, 표준화되지 않은 평가 방법 및 체계, 공시·보고 요건 등이 큰 걸림돌이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81%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관행 정착을 통한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증대를 꼽았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전환에 따른 재무적 이점이 커져야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79%는 탄소중립 상품·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로 탄소중립 전환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가 확대되면 2050년까지 전세계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전환을 목표로 하면서도 구체적인 이행 조치는 아직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탄소중립 전환에 성공하려면 기업, 소비자, 정부, 규제당국, 금융업계가 지속 가능한 솔루션, 기술, 인프라 개발을 위해 긴밀하게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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