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결속 나선 印모디…코로나 사태 후 첫 해외 방문 방글라행

입력 2021-03-26 11:57
이웃 결속 나선 印모디…코로나 사태 후 첫 해외 방문 방글라행

건국 기념일 맞아 방문…'백신 외교'도 가동 "120만회분 지원"

중국 영향력 맞서 국방·경제 협력 강화…현지 대학생은 방문 반대 시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해외 방문에 나섰다.

26일 더힌두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부터 2일 일정으로 이웃 나라 방글라데시를 국빈 방문한다.

모디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발생 후 첫 해외 방문지가 우호 관계인 이웃 나라 방글라데시가 돼 기쁘다"며 "방글라데시는 인도와 문화, 언어, 인적 유대 등을 깊게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방글라데시의 독립 50주년과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전 대통령의 탄생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방문을 결정했다.

동파키스탄으로 불렸던 방글라데시는 1971년 인도의 지원으로 파키스탄에서 분리 독립했다.

셰이크 하시나 현 총리의 아버지인 라흐만은 '방글라데시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독립에 기여했으며 초대 대통령과 2대 총리를 역임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라흐만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방글라데시를 찾으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연기했고 이번에 방문하게 됐다.

모디 총리는 기념식 참석과 함께 하시나 총리와 국방, 무역, 인프라,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남아시아에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방글라데시 등과 관계 강화에 노력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통해 관계를 다지는 '백신 외교'에도 공을 들였다.

인도는 이미 방글라데시에 200만회분의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무상 전달했으며, 700만회분은 상업용으로 수출했다.

인도는 최근 자국 내 수요 증가로 백신 수출에 소극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디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백신 120만회분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다만,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등에서는 모디 총리의 방문을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카에서는 전날 학생 등 수백명이 이런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이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동원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모디 총리가 그간 인도 내 무슬림을 억압했다는 이유로 시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 주총리로 재임하던 2002년 현지에서 힌두 극우세력이 무슬림 수천 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모디 총리가 2014년 집권 후에는 시민권법 개정, 잠무-카슈미르 특별지위 박탈 등을 통해 무슬림을 탄압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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