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고래같다. 짐 내릴수도" 수에즈운하 사고에 전문가 투입(종합)

입력 2021-03-26 01:44
수정 2021-03-26 11:57
"해변의 고래같다. 짐 내릴수도" 수에즈운하 사고에 전문가 투입(종합)

"연료·평형수 빼 무게 줄여야할지도…사고 처리에 수주 소요 가능성"

발 묶인 선박 소유주 피해 눈덩이…사고 선박 소유 일본 쇼에이 기센, 사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마치 해변에 밀려온 거대한 고래 같다."

수에즈 운하 한가운데서 발생한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고 처리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25일(현지시간) 전문 구난 업체들이 투입됐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



좌초한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의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 측은 이날 선주 측이 네덜란드 '스미트 샐비지'(Smit Salvage)와 일본의 '니폰 샐비지'(Nippon Salvage)를 구난 업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사흘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있는 에버 기븐호는 선수 부분이 운하의 모래 제방에 박힌 채 좌초해 있다.



그동안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좌초한 선박의 선수 부분을 중장비를 동원해 굴착하는 한편, 8척의 예인선을 동원해 배의 방향을 운하와 평행이 되도록 돌리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길이 400m, 폭 59m, 총톤수 22만4천t에 달하는 거대한 배를 움직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배에는 2만여 개의 컨테이너가 가득 실려 있다.

이에 따라 평형수 등을 빼내 배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도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트 샐비지의 모회사인 네덜란드 보스칼리스의 페테르 베르도브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통신에 "해변에 밀려온 엄청난 크기의 고래 같다. 엄청난 하중이 모래를 누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배에 실린 컨테이너나 기름, 물(평형수)을 빼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사고 처리에) 여러 주가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SCA 관리는 AP통신에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당국이 이런 상황을 피하고자 한다"고 귀띔했다.



이런 새로운 시도는 이날 늦게 실행될 수 있다고 이 선박의 기술관리사인 버나드 슐츠 선박 관리(BSM)가 밝혔다.

사고 처리가 지연되면서 운하 인근에 발이 묶인 150여 척에 달하는 선박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선박 운항이 하루 지연되면 선주는 대략 6만 달러(약 7천만 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의 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은 "이번 사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에즈 운하를 이용 중이거나 이용할 계획인 선박들을 포함해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SCA는 사고 선박 처리 작업을 위해 190㎞에 달하는 운하 내에서 선박 운항을 잠정 중단시키기로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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