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꺼져"…한국계 부부에 혐오 발언 퍼부은 호주 여성
틱톡 영상 확산에 온라인서 공분…게시자 "난 한국계 호주인 3세"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호주에서 한 백인 여성이 아시아계 임신부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온라인 영상이 확산하면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일간 '디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최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이같은 내용의 영상이 퍼지고 있다.
게시자인 한국계 호주인 3세 제이 신은 사건 당시 임신한 아내와 함께 퍼스의 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를 대기하던 중이었다.
부부는 각자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여성이 이들을 "nips(일본계 비하 단어), gooks(아시아계 비하 단어)"라고 부르며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등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신씨는 아내가 영상을 찍기 시작하자 이 여성이 차분해진 듯했다고 전했다.
영상에서 신씨는 여성을 향해 "내 나라로 돌아가라고 하지 말라"고 말하자, 여성은 외려 "내게 소리치지 말라"고 받아친다.
이에 신씨는 "아니, 방금 내 나라에서 나가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나는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라고 말한다.
결국 병원 직원이 해당 여성에게 대기실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하자, 이 여성은 나가면서 다시 "중국으로 꺼져"라고 말한다.
신씨는 영상 말미에 자막으로 자신이 한국계 호주인 3세이며, 호주인으로 태어나 자라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의 여성에게 "이 영상을 보길 바란다, 이 인종차별주의자야"라면서 "당신이야말로 떠나야 한다고 본다"라고 일갈했다.
신씨는 아내의 경우 신원이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고 현지 뉴스닷컴에 전했다.
신씨는 당시 이 여성이 함께 온 파트너와 같이 진료실에 들어갈 수 없어서 화가 난 듯했다고 전했다.
신씨는 17살 때부터 호주에서 살아온 이모들이 있는데, 그들이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다면 자신처럼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면서 "이런 인종차별적 공격이 흔하진 않지만 확실히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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