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했던 제주남단 하늘길 38년만에 폐지…한국 주도 관제체제로
한중일 관제권 얽혀 있던 제주남단 항공회랑 역사 속으로…새 체제 운영 개시
기존 일본 관제구역, 한국이 담당…한중 관제직통선 운영으로 안전도 향상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중일 3국의 관제권이 얽혀 사고 우려가 컸던 제주 남단 항공회랑(Corridor)이 사라지고 한국 주도의 새 관제 체제가 본격 시행된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오전 1시부터 제주 남단 하늘길에 새 관제 체제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항공회랑은 항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 여건에서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지칭한다.
제주 남단 항공회랑은 1983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중재로 중일 노선 항공 운항을 위해 설정됐다.
이 항공회랑은 한국 비행정보구역임에도 중국과 일본이 관제하는 구조로 운영돼 냉전체제의 산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제주 남단 항공회랑은 최근 항공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항공기 사고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국토부는 항공회랑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2019년부터 한중일 간에 정상화 방안을 논의해왔으며, 지난해 12월 25일 마침내 최종합의를 이뤘다.
이날부터 합의 1단계 조처가 시행됨에 따라 동서와 남북 항공로의 교차 지점이 있어 항공 안전에 우려가 컸던 일본 관제권역의 관제를 한국이 맡게 됐다. 기존 항공회랑은 설정된 지 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셈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그동안 한중·한일 관제시설 간 합의서 체결, 한중 관제 직통선 연결 등 국제협의를 진행해왔다.
또 제주 남단의 관제를 담당하게 되는 인천항공교통관제소의 관제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관제사교육훈련 등도 차질 없이 준비해 왔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이날 인천항공교통관제소 관제 현장을 찾아 새 교통체제에 대한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변 장관은 "오늘이 우리나라 비행정보구역(FIR) 내에 37년 동안 비정상적으로 운영돼 온 항공회랑이 정상화되는 뜻깊은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 이목이 제주 남단 지역으로 집중되는 만큼 현장에서 안전하게 관제 업무를 수행해 한국의 우수한 관제 능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합의 2단계 조처로는 인천 비행정보구역 전 구간에 새 항공로를 구축하게 된다. 2단계 조처는 잠정적으로 6월 17일 시행할 예정이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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