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백신 접종 더딘 아시아, 서양보다 경제 타격 오래갈듯"
WSJ 보도…"백신 생산 않고 수입한 점 후회하게 될 것"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는 성공적이었지만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장기적인 경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백신 접종 걸음이 느린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 등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올해 하반기 또는 그 너머까지 연장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현재까지 각각 100명당 38도스, 100명당 13도스 꼴로 백신을 접종했다.
반면 중국은 100명당 6도스를 접종하는 데 그쳤고, 한국·일본·호주의 경우 100명당 2도스 수준에 그쳤다.
WSJ은 특히 한국을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 앞으로 경제적 곤경에 처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약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준이다.
WSJ은 그러나 한국의 실질 GDP 감소폭이 작았던 것은 수출이 1.2% 증가했기 때문이라면서, 민간소비는 6.5% 감소해 미국(-3.4%) 보다 오히려 감소폭이 더 컸다고 지적했다.
'포장 결함'을 이유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중단한 홍콩과 마카오도 전망이 좋지 않다.
이날 오후 홍콩 항셍지수는 약 2% 하락했고, 마카오에 있는 카지노 운영업체인 윈 마카오와 샌즈 차이나의 주가는 각각 5%와 4%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아직 저금리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긴축 통화정책을 실시하게 되면 아시아 국가들이 치르게 될 경제적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WSJ은 "코로나19 사망자가 적은 곳에서 백신 접종은 비교적 긴급하지 않은 문제였다"면서 "아시아 지역 선진국들은 백신을 개발하거나 제조하기보다는 수입하기로 한 점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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