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선제투자·미래 먹거리 발굴…유통가 주총 화두(종합)
신세계 "광고·데이터로 사업 확장"…이마트, 여성 사외이사 첫 선임
롯데쇼핑, 롯데온에 외부 전문가 수혈…현대백화점 "더 적극적 투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유통업계의 주주총회 화두는 생존을 위한 신규 먹거리 발굴이었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의 온라인 전환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대형 유통업체들은 24일 열린 주총에서 기존 사업 방식의 수술과 선제적 투자를 강조했다.
신세계 차정호 대표이사는 이날 주총에서 "기존의 성공 방식을 답습하는 백화점은 가치를 잃고 도태될 것"이라며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 반드시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브랜드를 유치해 차별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차 대표는 본점 옆 SC제일은행 건물 개발, 경기점 리노베이션(개보수), 올해 하반기에 문을 여는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의 명품 라인업 구축과 복합공간 조성 등을 차별화 전략으로 소개했다.
지분 투자 등을 통한 사업 확장과 미래 먹거리 확보 계획도 밝혔다.
차 대표는 "신세계의 상품 기획력과 유통망, 고객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기존 사업영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발굴해나가겠다"며 "온·오프라인 복합 모델과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통해 광고·데이터 비즈니스 분야로까지 사업 확장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주총에서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 시장 내 지배력을 다지고, 온·오프라인 통합 협업체계 강화와 선제 투자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검증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지속해서 출점하고 노브랜드의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외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다각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매입·물류·판매 등 기존 사업역량을 활용할 수 있고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유통 전후방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날 김연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사외이사는 2011년 이마트의 기업분할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다.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이마트는 "김 사외이사는 자본시장법과 상법에 정통한 전문가"라면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다양한 시각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강화해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주총을 연 롯데쇼핑은 백화점의 경우 신규 출점과 기존 점포 리뉴얼(재단장)을 통해, 마트는 식재료 상품군 강화와 점포 공간 재편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유통계열사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의 책임자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온라인 사업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쿠팡과 네이버쇼핑 등에 비해 열세인 온라인 부문 강화를 위해 현재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놓고 맞붙는 모습이다.
현재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를 놓고 강희태 대표는 "충분히 관심이 있다", 강희석 대표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위기 돌파 전략을 내세웠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24일 주총에서 "지난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예년보다 더 적극적인 투자 활동과 영업전략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판교점이 개점 5년 만인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성공적으로 오픈한 것을 예로 들었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식품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을 선보이는 등 비대면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온라인·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애쓰고 있다.
경쟁사들이 온라인몰 통합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현대백화점은 기존의 쇼핑몰을 유지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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