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금융지주 이사들 재선임될까…주총 이슈 부상

입력 2021-03-24 11:37
우리·신한금융지주 이사들 재선임될까…주총 이슈 부상

ISS "진옥동 등 신한·우리 이사 반대" 이어 국민연금도 "우리 이사 반대"

DLF·라임 사태 관련 감시의무 소홀 등 지적…작년에는 통과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이번 주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임기 만료 예정인 이사들을 재선임하는 안건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신한·우리금융지주[316140] 이사진 다수에 '선임 반대' 의견을 낸 데 이어 국민연금도 '2대 주주'로 있는 우리금융에 대해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총 6명 가운데 5명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들 5명 모두 교체 없이 그대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26일 정기 주총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하지만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지주 주총에서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안을 제외한 노성태·박상용·전지평·장동우 사외이사 선임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정찬형 사외이사 선임안에 모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수탁위는 반대 이유로 "해외금리연계 집합투자증권(DLF) 불완전판매 관련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을 언급했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서는 "두 회사의 이사 선임안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연기 관련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찬성하기로 했다.

수탁위는 "금융위원회 등 국가기관의 1차 판단이 진행 중인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이사진 다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임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25일 개최 예정인 신한금융지주 주총과 관련해 진옥동 기타 비상무이사 선임과 박안순·변양호·성재호·이윤재·최경록·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하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취업비리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그를 이사회에서 해임하지도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진옥동 행장에 대해선 "진옥동 이사 후보자에게 부과된 (금융감독 당국의) 높은 수위 사전 제재는 이사로서의 자질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진 행장은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 받았다.



또, 우리금융지주 주총과 관련해 이원덕·노성태·박상용·전지평·장동우·정찬형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ISS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CEO(최고경영자)이자 사내이사가 DLF·라임사태 손실에 대한 위험관리 미흡을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며 "그런데도 5명의 이사 후보들은 손 회장이 이사회에 남아있도록 했고, 2020년 그의 연임을 지지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손 회장은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금융사 임원 대상 제재 수위 가운데 '해임 권고' 다음으로 높은 '직무 정지 상당'의 제재를 사전 통보받았다. 그는 앞서 작년 1월에도 DLF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다만, ISS에 이은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는 이번에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의 사내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 권고를 했다.

금융권에서는 우호 주주 비율 등이 있는 만큼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와 ISS의 반대 의견 권고와 무관하게 각 금융지주사의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작년에도 국민연금이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과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며 반대표를 행사했으나, 주총 안건 통과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우리금융은 전날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 등에 반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을 포함한 주주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도 "대리 행사된 의결권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 안건들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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