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곧 죽겠구나" 생존자가 전한 애틀랜타 총격 순간

입력 2021-03-24 10:19
수정 2021-03-24 10:21
"이러다 곧 죽겠구나" 생존자가 전한 애틀랜타 총격 순간

최초신고 택배기사 "총격에 침상 밑으로 다이빙…안마사는 머리에 총맞고 쓰러져"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택배 기사인 마커스 리언은 지난 16일 오후 애틀랜타 인근 체로키카운티의 마사지숍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근육을 풀어주는 안마를 받던 중 갑자기 두 발의 총소리를 들었다. 리언은 세 번째 총격 소리가 났을 때 자신이 마사지를 받고 있던 침상 밑으로 몸을 던져 숨었다.

눈앞으로는 자신을 담당했던 여성 안마사가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나도 이제 곧 죽겠구나 생각했어요. 아들 생각이 났습니다."

숨을 죽인 채 1분가량 그대로 얼어붙은 그는 누군가가 문을 열고 나가면서 나는 벨소리를 듣고는, 옷을 챙겨입고 뛰어나가 자신의 차에 있던 총을 꺼내고 911에 신고 전화를 했다. 오후 5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이었다.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살해 사건의 첫 총격을 처음 듣고 신고한 리언의 증언을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재구성해 보도한 내용이다.

AP는 '영스 아시안 마사지' 바로 옆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던 리타 배런의 증언도 전했다.

그는 사건 당시 비명과 쿵쿵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벽에 걸어놨던 코트가 바닥으로 떨어질 만큼 강력한 충격이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있던 곳 바닥에서 실탄으로 보이는 작은 금속을 발견했고 곧 911에 신고했다.

당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체로키보안관실의 토미 톰킨스 경관이 근처를 순찰하고 있었다가 무전기로 총격 보고를 접수하고서 현장으로 달려갔다.

곧이어 출동한 다른 경찰들과 합류한 톰킨스 경관은 복도를 기어가면서 영스 아시안 마사지의 방 하나하나의 문을 열어 확인했다.

두 명의 여성이 머리에 총을 맞았지만, 아직 숨을 쉬고 있었다고 한다. 한 여성이 벽에 기댄 채 숨져있었고, 머리에 총을 맞은 또 한 명의 남자가 있었다.

경찰은 한 방에서는 마리오 곤살레스라는 남자가 겁먹은 채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순찰차에 태운 그로부터 총격범을 보지는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

곤살레스는 아내와 함께 마사지를 받으러 와서 1시간가량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 있었다면서 아내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의 부인 딜레이나 애슐리 욘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때 용의자인 로버트 에런 롱(21)은 영스 아시안 마사지를 습격한 뒤에는 차를 몰고 남쪽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체로키카운티에서 50㎞ 떨어진 애틀랜타의 '골드스파'였다.

"빨리 와주세요. 그들이 총을 갖고 있어요."

5시 47분에 911로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강도가 들어온 것 같다는 전화였다.

10분 뒤에는 또 다른 911 신고가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골드스파 맞은 편이었다.

한 남자가 '아로마세러피 스파'에서 총을 쏴 사람들이 다친 것 같다는 신고였다.

골드스파에 출동한 경찰은 3명이 총상을 입고 숨진 것을 발견했고 아로마세러피 스파에서도 1명의 사망자를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용의자 롱의 부모의 도움으로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

이들은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이 소셜미디어(SNS)에 용의자로 게시한 아들의 사진을 보고서 도움을 주겠다면서 경찰에 연락해왔다.

용의자의 부모가 준 휴대전화 번호로 위치추적을 한 경찰은 애틀랜타에서 남쪽으로 225㎞ 떨어진 크리스피 카운티 쪽에서 롱이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경찰은 75번 주간고속도로에서 롱의 투산 차량 위치를 확보했고, 추격에 나선 끝에 롱의 차량을 순찰차로 들이받은 뒤에서야 그의 차를 정지시킬 수 있었다. 롱은 추격전이 끝난 뒤에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은 채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고 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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