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만달레이서 군경 무차별 사격에 7살 소녀 숨져(종합)

입력 2021-03-24 08:05
수정 2021-03-24 16:04
미얀마 만달레이서 군경 무차별 사격에 7살 소녀 숨져(종합)

군부, 사망자 발생에 유감이라면서 책임은 시위대에 전가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사격에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와 상관없는 어린이들까지 잇달아 목숨을 잃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총격을 받은 7살 소녀가 숨졌다고 장례업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안군이 발포할 당시 해당 소녀는 집에서 아버지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만달레이에서는 최소 8명이 숨졌는데, 이 중에는 집 문을 잠그다가 가슴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14살 소년 툰 툰 아웅도 있었다.

지난 20일에는 만달레이에 있는 한 찻집에서 일하다가 군경이 난사한 총에 맞은 15살 소년 조 묘 텟이 숨졌으며,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15살 고교생 아웅 카웅 텟이 군경의 총탄에 희생됐다.



이렇듯 무자비한 무력 진압으로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어린이 희생자들까지 나오고 있지만, 미얀마 군사정권은 오히려 책임을 시위대에 전가했다.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군경의 시위 진압으로 총 164명이 숨졌다고 밝히며 유감을 표현했는데,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전날 확인된 사망자가 최소 261명이라고 밝힌 것과는 크게 차이 났다.

또 조 민 툰 준장은 군경 중에서도 희생자가 9명 나왔다면서 "이들을 평화 시위대라 부를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해 시위대에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국제사회는 쿠데타와 시위대 강경 진압에 책임이 있는 미얀마 군부 관리들을 제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1일 미얀마 최고사령관 등 군부 인사 10명과 기업 3곳을 제재하고, 이후 제재 대상을 확대해왔다.

영국도 지난달 18일 미얀마 국방장관과 내무부 장·차관 등 3명에게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조치를 적용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전날 미얀마 군부 관리 11명에 대해 자산을 동결하고 입국을 금지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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