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 냄새 가득' 미중 회담 직후 시진핑은 부부동반 뱃놀이

입력 2021-03-23 18:31
'화약 냄새 가득' 미중 회담 직후 시진핑은 부부동반 뱃놀이

중화권 매체 "미국의 중국 압박에 대한 시진핑의 대답"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에서 험악한 분위기를 노출한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부부동반 뱃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돼 의도적으로 연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23일 "화약냄새로 가득했던 중미 고위급 회담이 끝난 지 사흘 뒤인 22일 시진핑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자신이 17년간 근무했던 푸젠(福建)성에서 뱃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소개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지방 시찰에 부인과 함께 나서지 않으며, 설령 같이 가더라도 관영 매체에서 부인의 모습을 촬영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시 주석은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고, 빨간색 외투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펑 여사도 카메라를 손에 든 채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둬웨이는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가 시 주석 부부의 뱃놀이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한 것은 그 자체가 메시지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푸젠성에 도착한 22일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화약냄새 진동했던 미중 고위급 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한 지 사흘 후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오후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캐나다는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를 이유로 중국 관리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앞서 19일 중국 외교부는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이 시작부터 '화약 냄새'로 가득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대표단이 알래스카 도착했을 때 추운 날씨뿐만 아니라 주인인 미국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느꼈다"며 양측간 격한 설전이 오간 것에 대해 미국을 탓했다.

둬웨이는 "연설과 시찰 등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주는 데 능한 시 주석이 부인과 함께 뱃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특별한 정치적 함의를 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데 대한 시 주석의 대답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중국은 미국 때문에 노선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의 장기전에 나설 준비와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둬웨이는 또한 이러한 시 주석의 '연출 전략'은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초대 주석의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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