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 박차…개인정보 보호 모색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장, '관리할 수 있는 익명성' 강조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디지털 위안화(e-CNY) 상용화를 추진 중인 중국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사용자들의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 문제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할 경우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디지털 위안화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인민은행 산하 디지털화폐연구소의 무창춘(穆長春) 소장은 최근 열린 중국발전포럼에서 "디지털 위안화의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관리할 수 있는 익명성'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위안화는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로, 공식 명칭은 디지털화폐전자결제(DCEP)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디지털 위안화 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 소장은 중국발전포럼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한 소규모 결제에 대해선 '상당한 수준까지' 익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디지털 위안화가 결제를 위해 사용될 때 개인 정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넘겨지기 전에 '전자지갑(e-wallet)'에서 암호화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사용자의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 소장은 또 통신기업들이 디지털 위안화 개발에 관여하고 있지만, 이들은 법규에 따라 디지털 위안화 사용자의 정보를 누설하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무 소장은 다만 의심이 가는 대규모 거래에 대해선 금융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의 흐름을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 당국자도 디지털 위안화가 돈세탁, 테러, 탈세 등의 범죄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의 상용화를 위해 최근 수년간 중국의 '개혁ㆍ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 광둥(廣東)성 선전(深?)시를 비롯한 4개 도시에서 여러 차례 디지털 위안화 시범 실시를 했다.
시범 실시에 사용된 디지털 위안화의 규모는 총 20억 위안(약 3천500억원)이 넘으며, 결제 건수도 400여만 건에 달한다.
인민은행은 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ㆍ CBDC)'를 역외결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하기도 했다.
인민은행 산하 디지털화폐연구소는 지난 2월 '중앙은행 다자 디지털 통화 가교'(Multiple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Bridge·M-CBDC Bridge)에 가입하겠다고 발표했다.
M-CBDC 브릿지는 홍콩 통화당국인 홍콩금융관리국(HKMA)과 태국 중앙은행이 2019년 결성한 CBDC 역외 결제 프로젝트로, 아랍에미리트(UAE)도 가입했다.
이 프로젝트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뒷받침하는 분산 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외환을 실시간으로 역외거래하는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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