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스타트업과 함께 플라스틱 자원 순환 생태계 만든다
이너보틀과 '에코 플랫폼' 협업…영역 확대하고 공동 개발도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LG화학[051910]은 플라스틱 생산부터 수거, 재활용까지 망라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고 23일 밝혔다.
LG화학은 국내 스타트업 '이너보틀(Innerbottle)'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Plastic Eco-Platform)'을 만든다.
이너보틀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혁신 스타트업으로 국내외에 등록된 지식재산권만 50여건에 달하는 회사다.
양사가 만드는 에코 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물류업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만을 회수하는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다. 이후 다시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의 플라스틱 소재만으로 단일화된 용기를 전용 시스템을 통해 수거하고 재활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자원을 빠르고 완벽하게 100% 재사용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너보틀이 용기 제조에 사용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양사가 공동으로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과 물류 회수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양사는 올해 하반기 이너보틀이 생산하는 화장품 용기부터 에코 플랫폼을 적용하고, 이후 적용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너보틀은 투명한 플라스틱병 안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파우치'를 넣은 화장품 용기를 제작하고 있는데, 내부의 실리콘 파우치에만 내용물이 담겨 외부 플라스틱 용기를 별도로 세척하지 않고 바로 재활용 할 수 있다.
실리콘 파우치의 탄성으로 인해 내용물 또한 잔량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으로 주목받으며, 글로벌 명품 화장품 업체로부터 공급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화장품 용기는 용액의 변질을 막기 위해 대부분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질 플라스틱(OTHER)'이 사용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소재도 용기 안에 남아있는 내용물 때문에 재활용이 쉽지 않았다.
LG화학은 이너보틀에 OTHER를 대체할 PCR(Post Consumer Recycle) ABS(고부가합성수지)·EP(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제공하고, 향후 이너보틀의 실리콘 파우치를 LG화학의 NB라텍스(Nitrile Butadiene Latex)로 대체하는 공동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NB라텍스는 실리콘 파우치보다 탄성이 높고 산소차단율도 5배 이상 좋아서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기능을 구현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내용물의 변질도 막을 수 있다.
LG화학은 에코 플랫폼을 통해 생산된 제품이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되면 재활용 생산 비용과 화석 원료 사용량을 줄이고, 대규모 탄소 감축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매년 전세계에서 150억병의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가 버려지고 있는데, 이중 약 10%인 15억병만 에코 플랫폼을 통해 재활용해도 연간 약 7만5천t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1천14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하다.
LG화학 석유화학 글로벌사업추진총괄 허성우 부사장은 "세계적인 트렌드인 ESG 분야의 시장 기회를 선점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만들었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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