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마스크 스캔들 일파만파…보건장관 배우자 회사 연루설

입력 2021-03-23 04:02
독일 마스크 스캔들 일파만파…보건장관 배우자 회사 연루설

배우자회사, 보건부에 마스크 57만장 납품…여당연합 지지율 27%로 추락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마스크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정부에 코로나19 방역 마스크 납품을 중개하고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보건당국의 수장인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의 배우자가 소속된 회사도 정부에 마스크를 납품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슈피겔 온라인에 따르면 독일 보건부는 지난해 슈판 장관의 배우자가 소속된 주식회사 부르다로부터 우리나라의 KF94마스크에 준하는 FFP2마스크 57만장을 납품받았다.

이는 독일 보건부가 연방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명시돼 있다고 슈피겔은 설명했다.

슈판 장관의 배우자 다니엘 풍케는 부르다의 베를린지사장 겸 로비스트로 재직 중이다.

이에 따라 이런 거래는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슈피겔은 지적했다.

독일 보건부는 "부르다와의 계약은 제안이 온 이후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시중 가격으로 체결됐다"면서 "후베르트 부르다 미디어 수뇌부는 지난해 4월 독일 보건부가 긴급하게 마스크를 구하자 도움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제안은 부르다의 최고경영자(CEO) 파울-베른하르트 칼렌이 슈판 장관에게 직접 했다고 부르다는 설명했다.



이 거래는 직접 조달 건으로 명시돼있다. 사전에 공개입찰을 하지 않고, 해당 회사와 보건부가 직접 합의한 것이다. 보건부가 지난 3∼4월 따라야 했던 약식 공개입찰 절차도 거치지 않은 거래라고 슈피겔은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알프레드 자우터 독일 바이에른주 법무장관은 독일 정부에 코로나19 방역 마스크를 중개하고 자문료와 수수료로 120만 유로(약 16억원)를 챙긴 혐의가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으로부터 제기돼 사퇴했다. 검찰은 이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2주 전에는 여당연합내 연방의회 기사당 원내부대표와 기민당 소속 연방의원이 정부에 마스크를 중개하고 수수료로 각각 25만유로(약 3억4천만원)와 66만유로(약 8억9천만원)를 챙겨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보직을 사퇴하고 탈당했다.



16년 만에 메르켈 총리의 뒤를 잇는 총리를 선출할 연방의회 선거가 오는 9월 예정된 가운데 독일 여당 연합의 지지율은 27%까지 추락했다.

빌트암존탁이 여론조사연구소 칸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민·기사당 연합 지지율은 27%로, 1주일 전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36%에 달했던 지지율은 추락을 거듭했다.

녹색당은 22%, 사회민주당(SPD)은 17%를 기록, 반사이익을 얻었다. 자유민주당(FDP)과 극우주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각각 10%, 좌파당은 8%를 차지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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