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공화 하원의원, 성폭력 폭로에 내년 불출마 선언

입력 2021-03-22 15:42
수정 2021-03-22 16:09
뉴욕 공화 하원의원, 성폭력 폭로에 내년 불출마 선언

"모든 책임 지겠다"…차기 뉴욕 주지사 검토했으나 포기

뉴욕 주지사 선거전, 쿠오모 이은 잇단 성추문 낙마로 '안갯속'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 뉴욕주의 공화당 톰 리드 연방 하원의원이 성추행 의혹을 받고 내년 의원 선거는 물론 주지사 선거에도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리드 의원은 성명에서 "성추행 사건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며 "당시 일은 내가 알코올 중독 문제로 힘든 시기에 벌어졌다"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드 의원은 "니콜레테 데이비스의 발언은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라며 "내가 당시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그분을 고통스럽게 했고, 나는 의원답게 행동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적으로 잘못했다. 모든 책임을 지겠으며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사과했다.

앞서 전직 로비스트인 니콜레테 데이비스는 리드 의원이 2017년 한 정치 행사에서 자신의 몸을 부적절하게 더듬었다고 지난 19일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폭로했다.

데이비스는 리드 의원이 미니애폴리스의 한 술집에서 25세였던 자신의 등에 손을 얹고 속옷 고리를 풀었으며 허벅지에도 손을 대 옆에 있던 다른 남성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주장했다.

리드 의원은 이번 의혹이 제기되기 전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잇따른 성 추문에 휩싸이자 2022년 주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NYT가 전했다.

공화당 인사 가운데서는 지난 2010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6선의 리드 의원이 주지사에 출마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후보군에 속한 것으로 평가돼왔다.

특히 퀴니피액대의 18일 여론조사 결과 쿠오모의 지지율은 재임 중 최저치인 39%로 떨어졌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쿠오모가 4번째 출마하는 데 대해 반대했으며, 25%만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정치적 환경도 공화당에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년 가까이 뉴욕에서 승리하지 못했던 공화당은 기대감을 키우고 있었다.

실제로 리드 의원은 쿠오모 주지사의 의혹이 터져 나온 초반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드 의원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중도파 성향으로 초당적 협력을 끌어낼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리드 의원이 정치적 타격으로 불출마할 경우 공화당에서는 롱 아일랜드를 지역구로 둔 리 젤딘 의원이 주지사 후보로 거론된다고 NYT가 보도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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