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시위 제한법' 항의시위 격렬…경찰 다치고 경찰차 불타

입력 2021-03-22 09:49
영국서 '시위 제한법' 항의시위 격렬…경찰 다치고 경찰차 불타

코로나19 규제에도 브리스틀에 시위대 수천명 모여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영국에서 시위를 제한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과 경찰의 충돌이 폭력사태를 빚었다.

잉글랜드의 남서부 도시 브리스틀에서 21일(현지시간) 시민들의 시위 과정에서 경찰 2명이 중상을 입고 경찰차가 최소 2대 불에 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경찰 2명 중 한 명은 팔이 부러졌고 다른 한 명은 갈비뼈가 부러졌다.

다른 경찰들도 시위대의 폭력과 폭언에 시달렸고 브리스틀 경찰서 밖에서 공공기물 파손 행위가 벌어졌다고 경찰이 밝혔다.

dpa 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유리로 된 경찰서 창문을 부수려고도 시도했다.

시위대 수천 명은 이날 브리스틀 도심에 모여 거리 시위에 대한 규제 강화 법안을 규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그 법을 죽이자", "민주주의가 독재가 되는 날", "우리는 그렇게 쉽게 침묵할 수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분노를 표현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가 평화적으로 시작됐지만 나중에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를 위반한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찰봉과 방패를 사용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소수에 의한 폭력 행위와 무질서는 용납되지 않는다"라며 "경찰관들은 우리 모두를 지키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 놓쳤다"고 적었다.



하루 전인 20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약 1만 명이 참가한 코로나19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시위대 3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영국 정부는 경찰에 거리 집회의 시간과 소음을 제한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추진해왔으며 이 법안은 현재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시민운동가들은 이 법안이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달 초 귀가하던 30대 여성 세러 에버러드가 한 경찰관에 의해 납치·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경찰이 지난 13일 런던에서 에버러드를 위한 야간 추모집회에 모인 여성들을 코로나19 규정 위반을 이유로 강제로 해산하면서 분노를 키웠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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