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핵합의 성급했다…복원 서두를 필요 없어"

입력 2021-03-22 02:43
이란 최고지도자 "핵합의 성급했다…복원 서두를 필요 없어"

신년 '노루즈' TV 연설서 "제재 먼저 풀어야 협상 가능" 재차 강조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21일(현지시간) 신년(노루즈) TV 연설에서 "우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을 믿고 의무를 다했지만,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미국을 믿지 않으며 그들의 약속은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점점 더 많은 문제에 직면해 왔고, 새 미국 대통령(조 바이든)의 운명도 분명하지 않다"면서 "지금 우리는 급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핵합의는 성급했다. 유리한 기회는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위험이 이득보다 크기 때문에 우리는 (핵합의 복원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메네이는 오는 6월 예정된 이란 대선 이후에도 미국의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경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관료들에게 주문했다.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면 이를 검증한 뒤 이란도 핵합의 의무를 준수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이란에서는 조로아스터교 역법의 전통에 따라 새해 첫날이 춘분(3월 21일)이다.

앞서 이란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5년 미국과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JCPOA를 타결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핵 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대부분 복원했다.

이란은 미국이 제재를 먼저 풀어야 핵합의를 다시 지키겠다는 입장이며, 미국은 이란이 먼저 핵합의를 준수해야 제재 해제가 뒤따를 것이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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