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권 지사 선거서 야권 후보가 집권당 추천 후보 눌러

입력 2021-03-21 22:31
일본 수도권 지사 선거서 야권 후보가 집권당 추천 후보 눌러

코로나 대응 미숙·집권 세력 비위 등에 유권자 등 돌린 듯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미숙 등으로 일본에서 정부에 대한 여론의 불만이 높은 가운데 실시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가 집권 자민당이 추천한 후보를 눌렀다.

21일 실시된 일본 지바(千葉)현 지사 선거에서 구마가이 도시히토(熊谷俊人) 전 지바 시장이 당선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구마가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지원을 받았으며 집권 자민당이 추천한 세키 마사유키(關政幸) 전 지바현 의원 등을 누르고 지바 지사로 처음 당선됐다.

구마가이는 입헌민주당 외에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사민당 측은 물론 공명당 일부 의원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았다. 공명당은 자민당과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다.

공명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지 후보를 공식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투표하도록 했으며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여당이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형국이다.

교도통신의 출구 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 지지층의 63.5%가 구마가이 당선자에게 표를 던졌으며 세키 후보는 자민당 지지층의 표를 32.0%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역시 이날 실시된 지바 시장 선거에서는 지바 부시장을 지낸 가미야 슌이치(神谷俊一) 후보가 자민당 소속으로 시의원을 지낸 오가와 도시유키(小川智之) 후보 등을 누르고 당선됐다.

시장 선거에서도 자민당 시의원들은 누구를 지지할지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못했으며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시의원들은 가미야 후보를 지지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여야의 대결 구도가 극명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전반적으로 집권 세력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투표 결과에 어느 정도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날 열린 자민당 당대회에서 다가올 중의원 선거에 대비해 결속이 중요하다고 호소했으나 정권의 각종 불상사를 겪고 코로나19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가운데 지방 선거에서 부진이 눈에 띄는 양상이라고 교도통신은 진단했다.

최근 스가 총리의 장남인 세이고(正剛) 씨가 재직 중인 회사의 이권과 관련해 정부 관료를 접대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총무성 간부들이 통신회사 NTT의 접대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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