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뿐이던 '코인' 4년새 200개 육박…"허위공시·잦은 상폐 주의"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가상화폐(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 개수가 불과 3∼4년 사이 10개 미만에서 백수십 개로 늘었다.
가상화폐가 하나의 투자처로 자리 잡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사이 허위 공시가 늘고 거래 지원이 종료되는 코인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아 투자자로서는 유의해야 한다.
◇ 비트코인 하나뿐이던 국내 거래소 코인, 3∼4년 사이 100개 훌쩍
21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거래소 원화 마켓(시장)에 상장된 코인 수는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었다.
업비트는 2017년 10월 설립 당시 원화 시장에 비트코인 하나만 상장돼있었다.
점차 상장되는 코인이 늘면서 19일 현재 업비트 원화 시장에는 114개 코인이 거래되고 있다.
2014년 1월 5일 엑스코인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빗썸은 설립 3년이 지난 2017년 5월 18일 당시 상장된 코인이 8개뿐이었다. 그해 10월 20일 퀀텀이 상장하면서 10개를 채웠다.
빗썸 또한 이후 상장에 속도가 붙으면서 19일 현재 코인이 143개로 불어났다.
2014년 10월 정식으로 거래소 문을 연 코인원도 첫 거래는 비트코인 하나로 시작했으나 181개까지 상장 코인이 늘었다.
다만 2013년 7월에 개장한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은 현재 원화 시장 상장 코인이 30개에 머문다. 그만큼 보수적으로 상장해온 것인데, 올해는 상장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각 거래소는 사업 모델의 지속성, 시장성 등을 기준으로 내부 심사를 거쳐 코인을 상장하고 있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상장된 가상화폐 수가 많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허위 공시·상장폐지 주의
상장 코인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사이 거래소에서 사라지는 코인들도 늘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이를 거래지원 종료라고 하는데, 주식시장으로 따지면 상장 폐지와 같은 개념이다.
빗썸에서는 2019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코인 37종이 상장 폐지됐다. 업비트에서도 14개 코인이 퇴출당했다.
각 거래소는 통상 법 위반이나 부적절한 코인 사용, 기술 취약성 등이 발견되면 거래 유의 종목 지정을 거쳐 상장 폐지를 결정한다.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되면 가격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의해야 할 요소다.
무엇보다 문제인 건 허위 공시다. 증시와는 달리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공시에 관한 법적 규정이 없다.
또 기업 실적 같은 뚜렷한 호재가 없는 가상화폐는 공시가 뜨면 가격이 급등락하는데, 허위 공시에 따른 피해는 투자자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 마켓'에 상장했던 코인 '고머니2'가 논란 끝에 상장 폐지됐다. 비트코인 마켓은 원화 마켓과는 달리 비트코인으로 다른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곳이다.
고머니2 측은 "5조원 규모 초대형 북미 펀드인 셀시우스 네트워크로부터 투자받았다"고 공시했으나 거짓으로 밝혀졌고, 업비트는 19일 정오를 기준으로 고머니2의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업권법이 없기 때문에 각 거래소 차원에서 허위 공시를 100% 걸러내기는 어렵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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