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회담, 냉전 초기 연상케 해…세계 양극화 가능성"
SCMP, 전문가 인용 보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 미중 고위급 회담이 공동성명 없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냉전 때와 같은 국제질서의 양극화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양측간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쟁점 현안에 대한 합의 도출은 사실상 어렵고, 남중국해 등 일부 분쟁지역에서의 첨예한 갈등도 지속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20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중 문제 관련 전문가들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이후 국제정세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싱가포르국립대(NUS) 총자이안(莊嘉穎) 교수는 "불협화음이 예견되기는 했지만 삐걱거림의 정도는 예상 밖이었다"면서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과 같은 반향이 있었다"고 봤다.
또 "양측 모두 완전한 관계 파탄을 원하지는 않겠지만 바이든 행정부 기간 긴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아시아 등의 각국은 상황 추이에 계속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대학 제임스 친 교수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서는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맞서기 위해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미중간 악감정을 해소하지 못하면 양극화된 세계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회담 시작이) 매우 놀라웠다"면서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큰 소리로 자국민들을 향해 말했으며,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겠다는 진정한 기대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상대방이 양보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는 만큼, 단시일 내 긴장이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華東)사범대학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관계 개선에 나설 유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몇 주간 논쟁적인 이슈에 대한 공개적인 대응 움직임이 많이 보이지는 않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무역전쟁 해결 등을 위한 준비작업이 조용히 이뤄질 것"이라면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연구소 왕후이야오(王輝耀) 이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기후변화, 세계적 경기침체 등에 양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이사장은 "미중 정상이 다음 달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 기간 만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양국이 지정학적 문제보다는 이러한 시급한 이슈에서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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