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없는 회의' 주재한 프랑스 대학생단체 인종차별로 뭇매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최대 대학생 단체가 백인 학생은 참여하지 않는 인종차별 관련 회의를 주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역차별을 조장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사법당국이 수사를 개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일간 르몽드, 주간 르푸앙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는 프랑스전국학생연합(UNEF) 멜라니 뤼스 회장이 전날 유럽1 라디오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한 사람들이 겪은 고통을 공유하는 "비백인" 모임이 존재한다고 발언한 데서 시작됐다.
뤼스 회장은 이 회의체를 성차별을 논의하기 위한 여성 전용 토론회에 비교하며 UNEF을 운영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그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하원에서 집권 여당 전진하는공화국(LREM) 대표인 크리스토프 카스타네 의원은 UNEF가 "추잡한 선택을 했다"고 힐난하며 "이게 사실이라면 사법당국이 반드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뤼노 르타이오 상원 공화당(LR) 대표는 앵테르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사법부가 인종 증오를 조장한 혐의로 (UNEF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프마리팀 주를 대표하는 공화당 소속 에릭 시오티 하원 의원은 "만약 우리가 모임에 유대인 참석을 금지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라고 반문하며 UNEF 해체를 요구했다.
프랑스유대인학생연합(UEJF)은 트위터에 "회의에 참여하려면 피부색이 얼마나 거무스름해야 하는 거냐"며 "반유대주의의 희생양이었던 아슈나케짐도 피부가 너무 하얗다"고 비꼬는 글을 올렸다.
UNEF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뤼스 회장은 이 회의가 많아봤자 1년에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으며 참여하고 싶다는 사람 중 그 누구도 거절한 적이 없다고 방어에 나섰다.
이 회의체는 단체 내 소그룹 모임일 뿐 UNEF를 대표하는 공식적인 목소리로 볼 수 없다고 뤼스 회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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