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 눈앞 브라질 룰라 "대선후보 기회 오면 거부 안할 것"

입력 2021-03-19 01:06
정계복귀 눈앞 브라질 룰라 "대선후보 기회 오면 거부 안할 것"

CNN 인터뷰서 출마 의지 밝혀…바이든 대통령에 백신 분배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내년 대선 후보가 될 기회가 오면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선택되고 건강이 허락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으나 내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대선 정국이 찾아와 노동자당과 다른 제휴 정당들이 내가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이해하고, 현재의 건강과 에너지가 잘 유지된다면 대선 후보를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대선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면서 "내가 최우선으로 관심을 두는 것은 브라질을 코로나19에서 구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전체 인구에게 접종하는 데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고 언급하면서 브라질과 백신을 구매할 수 없는 나라에 남는 백신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백신 공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G20(주요 20개국) 긴급 정상회의 소집을 제의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였다면 나는 그를 믿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제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숨통"이라고 말했다.

한편, 룰라는 자신에 대한 부패 혐의 유죄판결이 무효로 처리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적 권리를 회복할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부패 수사의 주심 재판관인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룰라에 대한 수사와 판결이 편파적으로 이뤄졌다며 선고된 실형을 무효로 한다고 지난 8일 결정했다. 이에 연방검찰이 재심 청구를 통해 무효 결정 취소를 주장하자 파킨 대법관은 청구를 기각하면서 룰라 문제를 대법관 11명이 참석하는 대법원 전원회의에 넘겼다.

브라질 '좌파의 대부' 룰라는 대선 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 대선이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룰라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룰라는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아 2018년 4월 남부 쿠리치바시 연방경찰에 수감됐다가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수감 580일 만인 2019년 11월 8일 석방됐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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