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혜택 없애는 T맵·카카오T에 "플랫폼 횡포" 불만 고조
"공짜 서비스로 시장 장악 후 과금 수순…소비자 부담 커질 것"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대표 모빌리터 플랫폼으로 꼽히는 T맵과 카카오T가 최근 새로운 정책과 요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다.
운영업체는 법령 준수를 위한 조치라거나 고객 혜택 증대가 목적이라고 하지만, 결국 플랫폼 사업자로서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는 불만도 커지면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017670]에서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는 T맵의 데이터 요금 무과금 혜택(제로레이팅)을 종료하기로 하고 이를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이는 T맵 서비스의 제공 주체가 SKT에서 티맵모빌리티로 이관된 데 따른 것으로, 공정거래법상 SKT에서 T맵에 제로레이팅 혜택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SKT에 따르면 사용자가 T맵으로 쓰는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48MB 수준으로, 이는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0GB를 넘은 데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SKT는 고객 불편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 6개월간 기존 T맵 사용자에게 데이터 100MB를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월간 이용자 수 1천300만명,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T맵의 이번 조치에 대해 사용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서비스 운영비를 절감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내비게이션을 많이 쓰는 운수업 종사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상 하루 종일 내비게이션을 켜놓는 이들의 경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자칫 '요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T 역시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월정액을 내면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택시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프로 멤버십'은 택시 기사가 월 9만9천원을 내면 원하는 목적지의 콜을 빠르게 확인해주는 기능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기사가 특정 장소로 이동할 때 해당 장소의 호출 목록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변의 실시간 콜 수요 지도로는 콜이 많은 곳을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카카오[035720]가 자사 가맹 택시에 배차를 우대한다는 '콜 몰아주기' 논란을 거듭 제기하고 나섰다.
나아가 카카오가 호출 중개 서비스를 유료화기 위한 수순으로 이번 서비스를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카카오가 타다와 우버 등 주요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유료 제휴를 제안한 사실과 맞물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들이 무료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모아 시장을 장악한 뒤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는 등 플랫폼 업체의 지위를 남용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눈앞의 수익에 급급해 서비스 개선보다 유료화 정책을 펼침으로써 장기적으로 시장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플랫폼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뒤 이를 무기로 유료화를 강행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과 함께 장기적으로 5G 부가 서비스 및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심도 있는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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