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美총격사건에 "아시아계가 인종차별에 희생되기 쉬워"
"중국, 정치선전에 인종차별 활용" 트위터 글에는 비판…"완전한 왜곡"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등 아시아계 여성들이 총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 중국 언론 매체들이 18일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증가 추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애틀랜타에서는 16일(현지시간) 마사지숍과 스파 등 3곳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8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살자 중 한국계 4명을 포함한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이번 범행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일어났지만, 아직 명확한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아시아계를 고의로 겨냥한 범죄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최근 1년 사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빈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버나디노캠퍼스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가 뉴욕 등 미국 내 16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지난해 미국의 증오범죄는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시아계 대상 범죄는 2019년 대비 3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화통신은 또 샌프란시스코에서 84세 태국계 남성이 19세 청년의 공격을 받고 숨진 사건을 비롯해 올해 들어 발생한 일련의 아시아계 관련 범죄 사례를 전했다.
중국 노동자조직인 중화전국총공회가 주관하는 매체 공인일보도 유사한 통계를 인용하면서 "반(反) 아시아계 정서가 보편적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공인일보는 일각의 견해를 인용해 "미국 사회에서 구조적인 인종차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계는 인구수가 적고 정치적 영향력도 낮아 언제나 배척과 차별, 괴롭힘을 당한다. 인종차별의 '희생물'이 되기 쉽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일부 미국 정치인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책임을 떠넘기고 배척 정서를 선동·조작한다"면서 "이 때문에 아시아계의 처지는 설상가상이 됐다"고 봤다.
또 다른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중국계 미국인인 '독일의 소리' 기자 멜리사 찬이 트위터를 통해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을 비난하는 것 외에, 중국이 인종차별을 정치선전의 황금패로 쓴다는 지적이 있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찬 기자는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게재된 '반 아시아계 공격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는 제목의 논문을 인용하며 "중국공산당이 화교를 정치적 카드(pawn)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논문은 "인종주의가 미국인의 국가정체감을 낮출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제적 소프트파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문은 이어 미국이 강력한 대중국 정책을 펴고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도 담았다.
관찰자망은 찬 기자의 발언에 대해 '기상천외'하다고 비난하며, 트위터상에서도 "완전한 왜곡", "매우 나쁜 사람"이라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