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구조…30m 협곡 위에 1시간 매달린 차량 '기사회생'
캠핑 트레일러에 연결된 쇠사슬에 매달려 '아찔'
당국 신속한 구조에 60대 노부부, 반려견 생환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미국에서 노부부가 몰던 캠핑 트럭이 사고로 30m 협곡 위에 1시간 이상 매달렸다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무사히 구조됐다.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2시30분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주의 남쪽 지방에 있는 말라드 협곡(Malad Gorge) 위를 지나던 2004년식 포드 F-350 픽업트럭이 다린 난간을 넘어 '대롱대롱' 매달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67살 남편과 64살 부인이 타고 있던 차량은 갑자기 협곡 부근에서 통제력을 상실한 듯 오른쪽 난간을 먼저 들이받은 후 다시 왼쪽 난간을 들이받으며 난간을 넘어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고 차량은 뒷부분에 달려있던 캠핑 트레일러가 도로 바닥으로 넘어지며 사고 차량이 협곡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었다.
그러나 사고 차량은 트레일러와 쇠사슬(safety chain) 하나로 연결된 데다 아래는 30m 깊이의 협곡이 있어 추락하기 일보 직전의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 협곡의 최고 깊이는 무려 76m에 달했다.
사고 후 바로 신고가 이뤄졌으며, 이때부터 영화 같은 구조작업이 펼쳐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구조대는 사고의 심각함을 직시하고 최대한 신속함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우선 인근을 지나던 다른 트럭의 안전 체인을 사고 차량에 추가로 연결해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한 후 밧줄을 타고 내려가 차 안의 노부부와 강아지 2마리를 줄에 묶어 차례로 밖으로 구조해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가 처음 신고를 받고 이들을 모두 구조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8분이었다. 또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해 처음 노부부와 접촉한 것은 6분만이었다.
이번 구조활동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평소 매뉴얼대로 신속하게 진행돼 지역 언론을 포함해 많은 언론이 찬사를 보냈다.
아이다호주 경찰의 린 하이타워 대변인은 "이번 구조작업은 신속한 판단과 행동을 요구했다"면서 "구조대원들은 이를 위해 훈련했고, 덕분에 두 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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