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범, 성중독 재활치료 받았었다"

입력 2021-03-18 10:01
수정 2021-03-18 15:26
"애틀랜타 총격범, 성중독 재활치료 받았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으로 한인 4명 등 8명을 살해한 20대 백인 남성 총격범이 과거 재활원에서 성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미 CNN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1)과 지난해 여름 수개월 동안 재활원 퇴소후 복귀를 돕는 시설에서 방을 함께 썼다고 밝힌 한 남성은 CNN에 이같이 말했다.

성 중독은 일상생활에 지장 받을 정도로 성행위에 대한 충동과 강박관념을 느끼는 정신 질환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남성은 롱이 자신의 중독 질환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며, 시설을 떠날 즈음엔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당시 롱은 자기혐오에 휩싸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후 둘의 연락은 오랫동안 끊겼다.



그는 이 시설의 구체적인 이름이나 소재지는 밝히길 거부했다.

또 다른 남성 타일러 베일리스는 그가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조지아주 로즈웰시에 있는 재활시설 '매버릭 리커버리'에서 롱과 함께 생활했다고 밝혔다.

그는 롱이 시설에 머무는 동안 "병이 다시 도졌다"면서 "성행위를 하기 위해 마사지 가게에 갔다"고 자신에게 말한 적도 있다고 CNN에 전했다.

또 롱이 자신의 성 중독 증상 때문에 괴로워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롱이 평소에는 착하고 독실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롱이 착하고 관대해 보였으며, 지인들에게 자주 음식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롱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면서 이번 총격 사건이 "내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일리스는 롱이 매우 종교적인 사람이었다면서 "종종 성경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 중독이 롱을 괴롭혔을 것이라고 전했다.

테네시주 모리스타운에 있는 롱의 할머니는 "롱은 우리 손자이고 우린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는 말만 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그의 할아버지는 대화를 거부했다고 CNN은 전했다.

전날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 한 곳과 애틀랜타 시내의 스파 두 곳에서 롱이 일으킨 연쇄 총격으로 한인 여성 4명과 백인 남성 1명 등 8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롱은 사건 당일 경찰에 붙잡혀 구금됐으며, 살인 및 중상해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애틀랜타 경찰과 시 당국은 기자회견을 열고, 롱이 이번 사건에 대해 인종적 동기가 아니라고 했으며 자신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현지 한인회 등은 이번 사건이 "명백한 증오범죄"라며 용의자의 성 중독을 범행 동기로 보는 것은 왜곡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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