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출산 고민…상하이는 미혼모도 출산보조금 혜택

입력 2021-03-17 15:08
중국 저출산 고민…상하이는 미혼모도 출산보조금 혜택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출산율 저하로 고민 중인 상황에서 상하이(上海) 당국이 미혼모에게도 '출산보험' 복지혜택을 주기로 했다.

17일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미혼모 장멍(45) 씨는 이달 초 출산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출산보험은 평소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납부한 뒤 임신과 출산으로 휴직할 때 국가·사회로부터 의료서비스와 출산보조금, 출산휴가 등을 받는 복지정책이다.

중국에서 미혼모의 경우 산아제한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출산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도인 베이징(北京)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광둥성 일부 도시에 이어 상하이가 중국에서 두 번째로 미혼모에게 출산보험 혜택을 주는 도시가 됐다"고 기쁨을 표했다.

장씨는 출산보험 신청을 거절당한 뒤 2017년부터 상하이 사회보장 당국과 거주지 정부 등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였지만 모두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상하이 당국은 1월 관련 정책을 바꿔 출산보험금 신청 시 혼인신고서나 이혼신고서 등 가족 계획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장씨를 포함해 상하이 미혼모 최소 8명이 출산보험을 성공적으로 신청했다면서, 상하이의 출산보조금은 3만~12만 위안(약 522만~2천88만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장씨 측 변호인은 "(올해 새로 시행된) 민법에 따르면 혼외 자녀도 동일한 권리를 누리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면서 "현행 가족계획법을 어기는 것으로 간주하는 만큼, 미혼모가 결혼 가정과 같은 권리를 누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기간 '포용적' 가족 계획을 강조하는 만큼, 조만간 미혼모들에게 더 친화적이고 개방된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정부 업무보고 당시 "적절한 출산 수준 실현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를 보면 1천600만 명대를 유지하던 연간 출생아 수는 '두 자녀 허용 정책'의 영향으로 2016년 1천786만 명으로 늘었지만, 이후 2017년(1천723만 명)과 2018년(1천523만 명), 2019년(1천465만 명)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출산율도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세 자녀 이상의 출산을 막는 현행 산아제한정책 폐지와 관련한 연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의 이푸셴(易富賢) 연구원은 중국 젊은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만큼 산아제한정책 폐지뿐만 아니라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전반적인 환경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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