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늘면 어김없이 금지"…중국, 시그널 메신저도 차단

입력 2021-03-17 10:18
"사용자 늘면 어김없이 금지"…중국, 시그널 메신저도 차단

유튜브부터 구글, 클럽하우스까지 '외부 세계'와 연결 막아

타국이 자국 서비스 막을 땐 '차별' 주장하며 반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만리방화벽(The Great Firewall)을 가동해 암호화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시그널도 차단했다.

17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갑자기 중국 지역에서 시그널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 간에 정상적으로 문자나 사진·영상을 주고받을 수 없고 새로 회원 가입도 어렵다.

또 시그널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접속하려 하면 인터넷 브라우저에 '이 페이지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는 안내 문구만 나온다.



시그널은 그간 중국에서 인터넷 우회 접속을 지원하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인지도 있는 '외부 세계'의 메신저 앱이었다.

전에도 중국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쓰는 왓츠앱, 라인, 텔레그램, 페이스북 메신저 같은 주류 메신저 앱을 차단 중이다.

한국의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역시 마찬가지로 만리방화벽에 차단된 상태다.

과거 시장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던 시그널은 최근 들어 미국에서 새삼 주목을 받은 메신저다.

올해 들어 왓츠앱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모회사인 페이스북과 공유하는 방안을 밀어붙이자 많은 미국 이용자들이 이에 반발해 시그널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월 "시그널을 사용하라"라는 짧은 트윗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이 시그널 차단에 나선 것은 자국에서도 이 서비스 이용자가 서서히 유의미한 수준까지 늘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센서 타워 자료를 인용해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에만 시그널이 51만 번 다운로드됐다고 전했다.

SCMP는 "계속 진화하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 체제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해 당국이 왜 특정 서비스를 막는지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종종 (해당 서비스의) 인기 및 인지도 증가와 관련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메신저 서비스 외에도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력 해외 미디어, 위키피디아 등 중국 국민들이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다양한 영역의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한다.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검열을 하다 보니 형평성 측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 관련 인터넷 서비스만 해도 양대 포털 중 네이버 메인 페이지는 접속이 되는데 다음 메인 페이지는 접속이 되지 않는다.

네이버 역시 메인 페이지는 접속이 되는데 의아하게도 중국인들이 이용할 가능성이 작아 보이는 네이버 카페는 VPN 없이 접속할 수 없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인터넷 검열은 인터넷 태동기부터 시작됐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집권 이후 사회 전 분야에 걸친 통제가 강화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 접속도 막았다.

이런 중국이 다른 나라의 자국 인터넷 서비스 제한을 비판하는 일견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중 신냉전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중국 바이트댄스사의 틱톡이나 텐센트의 위챗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또 국경 갈등 와중에 인도가 틱톡 등 중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들을 무더기로 영구 사용 금지하자 중국은 "중국 기업을 차별하는 어떤 제한 조치에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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